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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풀 Nov 09. 2024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일상에 명상 쉰 다섯 스푼

부처님이 마지막 열반에 드시기 전 대화를 옮겨 적어볼까 한다.


부처님이 쿠시나기르 라는 땅에 도착해서 열반에 드실 것임을 짐작하시고 나무 두 그루 사이에 가사를 네 겹으로 접고 누우셨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제자들에게 가르침을 전해주고자 했다.


"나한테 물을 것이 있으면 물어라, 내가 열반에 든 뒤에 물어볼 걸 물어 못 봤다고 후회하지 마라. 물을 것이 있으면 지금 물어라."


제자들은 아무 말이 없었다.


"친구가 친구에게 묻듯이 물어라."


제자들은 그래도 질문이 없었다. 그중 한 사람이 답했다.


"저희들은 물을 것이 없습니다. 여래께서는 이미 다 법을 설하셨고, 이제 우리는 그것을 행하는 것만 남았기 때문에 물을 것이 없습니다."


그러자 부처님께서 마지막으로 말씀하셨다.


'세상은 덧없다. 부지런히 수행정진하라.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그리고 열반에 드셨다.







 나는 종교는 딱히 없다. 절에 가거나 교회를 다니거나 하지는 않는다.


돈을 주고, 나의 복을 기원하는 측면의 종교는 기복신앙이라고 하는데 여기에는 큰 관심이 없다.


다만 명상의 기원이 불교에서 시작을 했기에 불교라는 학문과, 고타마 싯다르타의 생애에 대해선 관심이 많다.


실천적, 수행적 불교 관점에서는 내가 하고 있는 명상이 연관이 되어 있어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법륜스님의 하루를 보며..)



부처님께서 마지막에 열반에 드실 때 딱 3마디를 했다.


저 말은 인생을 관통하는 말이라고 생각이 되어  힘이 들 때마다 되새긴다.



1. 세상은 덧없다.


여기서 덧없다는 말은 무상(無常)하다는 말을 번역했다고 한다.


정해진 것이 없고 모든 것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오늘 내가 무엇을 할지에 대한 고민, 뭘 먹을지

누굴 만날지, 어떤 일을 할 지에 대한 많은 고민들을 한다.


하지만 이 기억들은 일주일이 못 가 사라진다. 생각도 사라지고 육체도 바뀐다. 수 십 년이 지나게 되면 나라는 존재도 바뀐다.


나를 포함한 세상은 말 그대로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러니 나라고 할 만한 것이 없으니 끝없는 집착을 내려놓아야 한다. 아니 내려놓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죽기 전에 비슷한 유언을 남긴다.


최근에 봤던 글 중에서 큰 기업을 이룬 사업가가 자녀들에게 유언으로


사업을 정리하고 재미있게 행복하게 살아라라고 했던 것을 보았다.


죽을 때야 비로소 우리는 '나의 것'이라고 불릴 만한 게 아무것도 남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순간이 온다. 하지만 세상은 덧없다는 것을 떠올릴 때,


내 뜻대로 되어야 하는 집착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2. 부지런히 수행정진 하라.


세상은 덧없고, 나의 것이라고 불릴만한 게 없는데 왜 수행해야 하는가?


이것이 허무주의와 불교의 다른 점이다.


세상이 덧없으면 허무주의자들은 생이 의미가 없으니 태어나지 않는 게 최고 선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불교에서는 세상은 늘 변화하니,


끝없이 변화하는 과정 속에서도 어떻게 하면 내가 괴로움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를 염두해 둔다.


그 방법으로 수행이고, 끝없는 수행만이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인 것이다.


부처님은 마지막에 팔정도(8개의 옳은 길) 4념처 (4가지 염두해야 할 것)을 알려준다.




3. 낙숫물이 바위를 뚫듯이


물이 바위를 뚫는 세월은 얼마나 오래 걸릴까? 가늠하기 어렵다.


부처님 자신 또한 깨달음을 얻고 열반에 들기까지 51년 동안 수행을 했다고 표현한다.


다시 말해 수행은 평생 하는 것이다. 어디에 도달했다고 해서 끝나는 것이 없다.


부처님도 자기가 죽을 때까지 수행을 했다고 표현하는데, 우리에게 수행의 끝이 어디 있겠나


그래서 사이비 종교 지도자들이 산속에 들어가 무슨 책 100번을 읽어서 깨달음을 얻었다.


(성경이건, 반야심경이던 뭐든)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이다.


그리고 나에게 하는 소리이기도 하다. 마음이 편안해져서 이 정도면 되었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 때


낙숫물 몇 방울로 으스대는 건 아닌지 생각한다.









내가 지금 애쓰고 노력하는 일이 모두 덧없는 일 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비록 그 일이 낙숫물이어서 바위를 뚫는데 매우 시간이 오래 걸릴지라도


부처님처럼 죽을때까지 수행해 보는 것이다.


명상하며 호흡을 관찰하고 내 생각을 관찰하고 내 감정을 관찰하고..


계속 그렇게 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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