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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풀 Nov 17. 2023

명상을 하면 하늘을 날 수 있을까

23.11.17 명상 일지. 

원장님~ 몸이 붕 뜬 거 같아요!


원장님~ 한 없이 몸이 가라앉아요!


원장님~ 내 손바닥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명상을 하고 난 뒤 환자분들이 흔히 이야기하는 현상입니다.


저는 깊은 바디스캔 명상을 하다 보면 온몸이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그리고 양 쪽 손의 감각이 느껴지지 않아서 내가 손바닥이 하늘을 보고 있는지 손등이 하늘을 보고 있는지 구분이 되지 않기도 합니다.


제가 우화 등선을 해서 신선이 될 준비를 하는 것일까요?


아쉽게도... 그러지 못합니다.  이는 우리가 뇌가 만들어내는 착각에 불과합니다.

 

우리의 뇌는 끊임없이 예측을 하고 그에 대한 오류를 수정하는 과정으로 이뤄졌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눈을 감으면 여러 가지 이미지 갖가지 심상들을 만들어내게 됩니다만, 우리의 몸에서 보내는 여러 가지 감각을 통해서 오류를 수정해 나갑니다.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처음에 솥뚜껑을 보고 놀랐다가, 다시 시각 정보를 활성화시켜서 아 솥뚜껑이었구나 알

게 되는 것이지요.


대개 명상은 몸을 움직이지 않고, 시각 적인 정보를 차단합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오류를 지속적으로 할 방법이 없어집니다.


그러는 상태에서 우리 몸을 움직이고 감각하는 인지가 변화하게 됩니다.


아래의 그림을 한 번 보겠습니다. 우리의 뇌는 우리 몸을 동일하게 인지하고 있지 않고, 중요한 정도에 따라서 인지하고 움직이는 양이 다르다는 것입니다. (뇌의 호문쿨루스 그림입니다.) 


그림을 보시게 되면 손이 아주 크죠? 



사실 우리는 손으로 모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키보드 판을 칠 수 있고, 무언가를 만들 수 있고, 손이 없으면 굉장히 불편하죠. 그래서 뇌에서 손에 해당하는 영역에 배치를 많이 한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온몸을 가만히 있고, 손에 감각을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우리 몸, 호흡이 느껴지는 부분 복부 등에 감각을 집중하면 어떻게 될까요? 


잠시 동안 손의 감각에 치우쳐졌던 뇌의 인지가 온몸의 다른 부분으로 옮겨 갑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감각들이 느껴집니다. 그 결과로 


어떤 분들은 몸이 붕 뜨는 것 같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몸이 한없이 가라앉는 것 같기도 하다고 하고


어떤 분들은 손이 딱딱하게 굳는 것 같다고도 하고 하는 것입니다. 





이 경험이 너무 특이하고 강렬하기에 이와 같은 것을 더 경험하려고 명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경험에 집착하게 되면 올바른 명상이 될 수 없습니다. 그냥 이것마저도 내 몸에서 일어나는 과정임을 알아차리기만 하면 되는 것 입니다. 




+) 뇌의 추론에 대해서는 김주환 교수님의 내면소통을 읽어보시면 훨씬 더 깊은 정보를 받아 보실 수 있습니다. 


눈을 감고 명상 할 때도 마찬가지다. 깨어 있는 동안에는 보통 눈을 통해 새로운 시각 정보가 계속 유입되고 그것을 바탕으로 예측오류를 수정함으로써 무엇인가를 제대로 '보게' 된다. 그런데 깨어 있으면서도 한참동안 눈을 감고 있으면 뇌의 생성모델은 계속 이러저러한 이미지를 하던 대로 만들어내지만 이를 수정해줄 새로운 시각정보의 유입이 차단된 상태에 놓이게 된다. 즉 하향식으로 생성되는 이미지들은 상향식으로 유입되는 시각정보에 의해 실시간으로 예측오류의 수정이 이뤄져야 하는데, 눈을 감고 있어 새로운 시각정보가 유입되지 않으므로 뇌의 생성 모델이 자유롭게 만들어내는 온갖 이미지들이 생생하게 '보이게' 된다. 
내면소통,김주환, 259p, 인플루엔셜



23.11.17 호흡 관찰 명상

5분 호흡 명상


호흡을 하다보니 내 손의 감각이 느껴지지 않고 텅 빈 공간만 인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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