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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arpeBM Dec 15. 2021

결론적으로 후회는 안 하지

05. 군 장교 친구와의 수다

이름: MJ

군 장교

고3 시절 목표: 학교 체육 선생님

사범대 사회교육학과 졸업

==============


군인은 적성에 맞는 것 같아?     


MJ 

적성에 맞지. 아무래도 고등학교 때 꿈이, 초등학교 때부터 체육 선생님이었거든. 재수할 때도 그렇고 ‘나는 체육 선생을 해야 되니까 사범대를 가서 체육교사 자격증을 따야겠다.’ 이런 생각을 했었거든. 그런데 그때 내가 집안 사정이 어려워 가지고 체대를 못 갔어. 예체능계를 못 갔지만 다른 과를 가서 복수 전공하자. 그래서 사회교육과로 가서 체육교육과 복수전공을 한 거였고. ROTC는 아버지의 한이라고 해야 되나. 아버지가 ROTC 못했거든.     

 

원래 군인 하려고 하셨는데?     


MJ 

원래. 근데 그 제도 자체를 몰랐대. 그때는 옛날이니까. 그래서 뭐 군대 어차피 갈 거면 한 번 장교로 갔다 와보자. 그래서 일단 2년 학군단 생활을 하는데 재밌는 거지. 괜찮더라고.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는 뭐라 그럴까. 군대 생활이라고 하기에도 좀 그렇지. 그냥 공동체 생활이었지. 우리 학교에서 기숙사 살던 것처럼. 되게 재미있더라고. 근데 이제 그게 한창 재미있을 때 교생을 간 거야.     


좋은 학교도 많고 좋은 애들도 많고 좋은 선생님들도 많을 수 있겠지만. 난 다 최악의 상황을 봤던 것 같아. 교생에서. 내가 만약에 교사가 됐으면 겪었을 수 있는 최악의 인간관계를 겪은 거지. 애들도 그렇고 선생님들도 그렇고 진짜 고여버린. 어디에서나 그렇겠지만 고이다 못해 썩어버린 사람들만 만나 가지고. 거기서 실망을 많이 했지. 실망을 많이 했어.


나중에 이 생각이 들더라고. 내가 임용고시를 붙어서 만약에 교사가 됐어. 애들 때문에 잘리겠다. 진짜 진지하게 너무 막 나가는 애들이 엄청 많았어서. 그래서 깔끔하게 포기했지. 그래도 학교 졸업을 해야 하니까. 학교는 다니면서 군인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졸업하고. 임관하고 철원으로 갔지. 철원 가서도 재미있게 지냈어. 되게 재밌었어. 그때 간부들하고 아직도 연락하고. 경조사 같은 거 챙기고. 이제 우리 나이 때가 되면, 20대 후반의 감성은 주변에 결혼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기더라고. 돌아가시는 분들도 많이 생기고. 그게 조금 다른 것 같아. 사실 나는, 스무 살 하고 비교했을 때 달라진 게 별로 없거든. 다 똑같이 생각을 하잖아.     


나이만 먹고     


MJ 

다 똑같이 생각할 거야. 나는 고등학교 때와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은데. 근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결혼을 하고 책임을 져야 될 게 많아지더라고.      


간부든 부사관이든 용사 애들은 전역하고도 연락 많이 오거든. 내일도 전역 한 애 보기로 했고. 막 찾아오는 애들도 있고 내가 가서 보는 애들도 있고 되게 재미있는 것 같아. 지금도 그렇고. 잘 맞는 것 같아. 그런데 오래는 못하겠더라고.     


그러니까 소위 중위 때보다 대위. 대위 계급장 달고 다니니까 재미가 없어. 애들하고 그때만의 그게 좀 있다고 생각하거든. 그러니까 소, 중위 때는 막 진짜 형 동생처럼 지냈는데 지금은 체계가 돼버리니까. 오히려 그렇게 다가가면 애들이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 철원에 있을 때 진짜 거의 애들하고 형 동생처럼 지냈거든.     

 

지금은 이제 그런 위치가 안 되니까.     


MJ 

그렇지. 뭐 애들 힘든 거 있으면 진짜 상담도 많이 하고 막 그랬었는데. 행정 업무에 집중되다 보니까. 나는 약간 그런 게 더 좋았었는데. 약간 현장직? 사무직보다는 현장직? 군대 용어로는 지휘관이라고 하거든 지휘자 지휘관직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게 더 재밌는데. 참모 업무를 하니까 재미없더라고.     


사무실에만 있고     


MJ

사무실에 있고. 행정도 하고 계획 짜고. 계급이 높아지면 높아질수록 더 그럴 거라는 건 알고 있어서.     

 

언젠가는 그만둬야 될 수 있겠다?     


MJ

되게 잘 맞는데. 군인 생활 자체는 되게 잘 맞는데 근본적으로 생각을 해봤어. 군 생활에서 장기를 넣으면 10년을 해야 돼 이게 끝이거든. 인생에서 선택을 할 수 있는 길이 없어. 물론 30대 전역하고 나가서 하면 되겠지. 근데 그러기에는 보편적으로 봤을 때 좀 늦어지니까. 이제 고민을 대가리에 굴린 거지. 내가 과연 이 직업을 끝까지 갖고 가는 게 맞나.     

 

그때 지금까지 살면서 여러 선택들을 해왔잖아. 일종의 기준점이라는 게 있었던 거 같아? 일을 선택할 때 ‘내 적성에 일단 맞아야 한다.’ ‘돈을 벌 수 있어야 된다’ 뭐 이런 거.

     

MJ

나는 스무 살 때부터 경제적으로 자립을 했거든. 재수를 할 때도 평일에는 공부를 하고 주말에는 일을 하면서. 경제적으로 완벽한 자립은 아니지만 자립을 하다 보니까 금전에 좀 포커싱이 맞춰졌어. 돈을 잘 받을 수 있냐. 얼마나 받냐. 안정적이게 받냐. 근데 지금은 배가 이렇게, 금전적으로 안정이 되니까. 군인이 되게 안정적인 직업이잖아. 안정이 되다 보니 배가 부른 거지. 금전이 안정이 돼 버리니까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게 뭔가를 생각을 하는 것 같아. 그러다 보니 군인을 더 안 하려고 하는 것 같고.     


군인이 사람들이 봤을 때 이미지가 놀고먹고 한다는 이미지가 좀 강하잖아. 사건 사고도 되게 많이 나고. 얘네들 뭐 했냐 이거지. 그렇다 쳐. 근데 애들은 끌려왔잖아. 용사 애들은... 간부는 끌려온 게 아닌데. 물론 그런 사람도 많아. 정말 잘하는 사람도 많고. 좋은 사람도 많거든? 근데 안 그런 사람은 어딜 가나 있는 것처럼. 그러다 보니 그런 사람들을 끝까지 못 보겠더라고. 인생 풀타임을 못 보겠더라.    

  

장기를 하면 계속 봐야 하니까.     


MJ

보기 싫어도 봐야 하니까. 사회도 다 똑같겠지만 군대는 필연적으로 볼 수밖에 없어. 윗사람이나 아랫사람. 탈영을 하지 않는 이상, 디피 되는 거야.      


그런데 아까 처음에 말했던 걸로 돌아가면 기준점이 뭐냐 그랬잖아. 첫 번째는 금전적인 거고 두 번째는 가족인 것 같아. 군인을 하면 이사도 되게 많이 다니고. 내가 본 군인 가족들은 이사를 많이 가면 스무 번도 넘게 가. 특히 와이프들이 엄청 힘들다고 하더라고. 돈이 없는 것보다야. 그게 낫긴 한데...    

 

그리고 엄청 바빠. 계급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계속 바빠지더라고. 퇴근도 못하고. 내 동기들 중에서도 중대장직, 그러니까 지휘관직을 필수로 해야 되는데 그걸 하고 있는 애들은 애들 관리한다고 퇴근도 못하고 주말 내내 출근하고. 그니까 하면 하겠는데 배가 부른 거지. 경제적인 건 이제 안정이 되니까.     


그걸 기반으로 이제. 진짜 네가 하고 싶은     


MJ 

가족들도 있고 친구들도 있는 것 같아. 그러니까 이렇게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는 거. 군인 되면 그게 진짜 쉽지 않거든. 내가 여기(수도권) 올라온 지 이제 한 두 달 됐는데. 두 달 동안 만난 친구들 빈도 횟수가 3년 동안 철원에 있을 때보다 훨씬 많아. 철원 있을 때 뭘 나올 수가 없으니까.     

 

내가 너의 20대를 옆에서 봤을 때는 굉장히 열심히 살아온 것 같거든.     


MJ 

열심히 안 살지는 않았어.     

 

어디 가서 꿇리지 않을 만큼. 지난 20대를 되돌아봤을 때 되게 열심히 살았다. 어떻게 보면 너의 자부심이 되는 건데. 그거에 대해서 ‘난 만족스럽다?’ 아니면 ‘좀 아쉬웠다’ 이런 게 있어?     


MJ 

20대... 사실 스스로 생각했을 때 나의 20대는. 가끔씩 돌아보거든. 가끔씩 돌아보는데 그러니까 약간 ptsd처럼. 스물한 살 때 고시원에 살았는데. 그때 고시원 안에 샤워장이 조그맣게 깔려 있는 곳이었단 말이야. 따뜻한 물이 안 나왔어. 근데 내가 학교를 등교하려면 스쿨버스를 타야 해서 셔틀버스를, 6시에 일어나서 샤워를 해야 하는데. 11월 말 엄청 춥잖아. 고시원에 따뜻한 물이 안 나오는 거야. 그래서 차가운 물, 막 물도 이렇게 콸콸 나오는 게 아니라 막 졸졸졸졸 나와. 근데 샤워는 하고 가야 되니까. 그때 그렇게 살다 보니까 요즘도 가끔씩 샤워할 때 물 잘못 올려가지고 찬물 쫙 하잖아? 그럼 그때가 생각나.     


7년이 지났는데도 그때가 생각나. 그럴 때 이제 삶을 돌아본단 말이야. 만족스럽나라고 생각을 하면 결론적으로는 만족스러워. 네가 말했던 것처럼 큰 자양분이 됐지. 어떻게 보면 자립하고 부모 생각하고 약간 그런 것들. 그 과정이 없었으면 없었을 것들. 근데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아.     

 

다시 그때로 되돌아가서 하라고 하면     


MJ 

절대 못하지. 그 정도로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 그래서 스스로한테도 자부심 있고 후회하지는 않는데. 좀 아깝지 돌아보면.     

 

너무 그렇게까지 고생 안 했으면 좋았겠다는    

 

MJ 

그렇다기보다는. 그냥 그 시간 자체가 아까운 거지. 좀 더 놀았으면. 또 여행도 좀 가보고 해외여행도 가서 좀 식견도 좀 넓혀보고.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이제 직장인이 되면 시간이 없잖아. 그리고 이제 결혼을 하고 내가 책임져야 될 와이프가 생기고 자녀가 생기면 혼자서 이렇게 가는 게 되게 힘들잖아. 그때 놀걸. 그런데 결론적으로 후회는 안 하지. 괜찮았던 것 같은데.     



여기 여기요. 여기 차돌 1인 분만 더 주세요. 그리고 소주 하나만 더 주세요.     

 

만약에 이제 그런 생활적인 건 다시 돌아가려면 안 하지만. 진로적인 거는 그때로 돌아가도 군인을 준비할 것 같아?     


MJ 

할 것 같아. 그러니까 지금 이 현실? 디피 같은 느낌이랄까. 모든 직업에 현실이 있잖아. 그 현실을 알고도 준비할 것 같아. 왜냐하면 내가 아까 말했던 것처럼. 내 첫 번째 포커싱은 금전이기 때문에. 이제 20대 후반이 되면서 느끼는 것 같아. 친구들도 뭐가 있어야 만나더라고. 그러니까 내가 만약에 진짜 주머니에 천 원도 없으면 만날 수가 없더라고.     

 

친구가 금전적인 걸 해결해 준다고 해도 그래도 이게 자존감이.     


MJ

자존감이지. 어떻게 보면. 그래서 그런 거를 많이 보고 느꼈으니까. 내가 만약에 다시 스무 살 때로 돌아가도. 내가 다시 안 한다고 그랬잖아. 근데 그 선택을 할 것 같아. 똑같이 군인도 그렇고 독학 재수도 그렇고. 지금까지 겪어온 일들. 20살 때부터 25살 때까지 일을 쉰 적이 한 번도 없었어. 근데 그 선택을 아마 그대로 할 거야. 그때 다시 돌아가도.     


하기 싫지. 하기 싫은데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아. 스스로 생각했을 때 답이 없어. 그때가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는 거라고 해야 되나. 나는 그래서 자부심을 갖고 있는 거고. 그때 솔직히 뭐 같고 힘들었지만, 그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던 것 같아. 그래서 돌아가도 그 선택을 똑같이 할 것 같아.     


그럼 다음 10년은, 30대는 이랬으면 좋겠다는 게 있어?     


MJ 

최종적인 목표?     


그런 셈이지. 인생의 목표가 될 수도 있고  

   

MJ 

그런 거에 대해서 지금 오늘 네가 와서 질문하는 것들 있잖아. 사실은 다 생각해 본 것들, 평소에 많이 생각을 하는 것들인데. 내 최종적인, 군대에서 앤드 스테이트라는 말을 많이 쓰거든. 최종 목적지라고 그러니까 내 최종 목적지는 그냥 평범한 아빠가 되는 거야.     


평범한 가정을 이루는     


MJ 

그런데 그게 제일 xx 존나 힘들거든 그게. 그게 제일 힘들어. 집 있고 차 있고 와이프 있고. 일단 집 어렵지. 차도 어렵지. 와이프 더 어렵단 말이야. 그러니까 아버지가 된다는 게 자녀가 있는 거잖아. 그거는 물론 내가 나중에 결혼할 와이프의 가치관에 맞춰서. 자식을 가질 수도 있고 안 가질 수도 있고. 근데 평범한 남편이 되는 게 약간.     


쉬운 일만은 아니니까     


MJ 

그렇지 안정적으로 벌고 내 부모 내가 모시면서. 모신 다기보다는 부모가 뭐가 필요하면 지원해 줄 수 있는 그런 재력을 갖고. 돈 많이 벌고 싶지. 벌고 싶은데 그거보다는 나는 좀 더 안정적인 삶을 원하는 것 같아.     

 

일종의 커리어적인 목표보다는 그런 가정적인 목표가 더 우선이고.     


MJ 

상태적인 그런 선택이 좀 크지. 나중에 내가 결혼했을 때 내 와이프가 안 힘들어하고. 힘들어하지 않고 특히 그게 금전적이면 더.     


이거는 집안적인 문젠데. 이런 거 다 써도 괜찮아. 집안적인 문젠데. 아버지가 내가 중2 때 사업을 실패를 하셨어. 집을 나가버렸단 말이야. 내가 스무 살이 되기 전까지 집에 안 들어왔어. 5년 동안. 그래서 실질적인 양육은 어머니가 하신 거지. 5살 아래 여동생이 있는데. 여동생이랑 나랑 우리 학교 다닐 때 학비가 세 배 비쌌잖아. 학교 일반계보다(자사고), 그래서 그 힘든 거를 본 거지 옆에서. 고3 때는 혼자 많이 되게 울었어.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무기력함.     


MJ 

무기력함. 그래서 스무 살 때 자립을 한 것 같기도 해. 정확하게 19살, 11월부터 자립을 했으니까. 용돈 한 번도 안 받았거든. 등록금도 다 알아서 내가 혼자 해결하고. 그 이후에 이사 가거나 그런 것도 다. 아무것도. 그래서 부모의, 내가 봤던 아버지의 무책임을 되풀이하고 싶지가 않은 것 같아. 그래서 내 첫 번째 초점이 금전에 맞춰진 거일 수도 있어.     


그러한 환경 때문에. 그래서 네가 아까 말한 것처럼 10년 후에 어떤 모습일까 하면 우리가 28이니까 38. 뭐라도 하고 있을 때란 말이야. 그때 빚이 없거나 그렇지는 않더라도. 그래도 퇴근하면 갈 집이 있고. 내가 타고 다닐 차가 있고. 와이프가 있고. 근데 또 와이프가 행복한 거. 어머니가 좀 행복한 거 두 개 정도. 두 개 정도로 잡고 가는 것 같아.      


무슨 직업을 해야겠다. 돈을 얼마큼 벌어야겠다. 집을 사야겠다. 이런 거 보다는... 그렇게 살면 좀 급박해지는 것 같더라고 사람이. 특히나 뭐 집을 사야겠다 하면 돈에 이렇게 궁핍돼가지고 친구들도 안 만나고 그렇게 될 거 같아. 그래서 내 최종적으로 목표는 그런 거야.     


세대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너의 그런 목표가 과거 세대보다 우리 세대가 더 어려운 거 같아? 아니면 비슷한 것 같아?     


MJ

솔직히 어느 세대가 더 힘들다는 거는 단정은 못 지을 것 같아. 왜냐하면 사람마다 개인적인 재산이나 아니면 직업 환경 그런 게 상황이 너무 다르기 때문에.     

 

전세대도 어려운 사람들 있었으니까.     


MJ 

그렇지. 근데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지금만큼 취직이 힘들진 않았지. 이전 세대에 비해서... 흔히 말하는 우리가 MZ 세대라고 그러지.     


근데 그것도 참. 그러니까 그거에 대해서도. 그 개념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하는데. 인터넷 보면은 요즘 MZ 세대 무서워서 살겠냐. 이런 게 올라오더라고. 내가 만약에 9시 출근이면 09시부터 일을 해야 되니까 08시 45분 출근해서 준비하고 09시 땡 치면 일을 시작하라는데. MZ 세대는 09시에 출근만 하면 되는 거 아니냐. 이렇게 되더라고. 근데 그건 가치관의 차이인데. 내 가치관에서는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닌가. 약간 MZ 세대의 부작용이랄까.     


그래 100번 이해하는데. 그게 내가 군인이어서 그런 걸 수도 있어. MZ세대가 등장하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그런 꼰대 문화 같은 것들이 많이 해결이 되고, 해결이 된다기보다는 지적을 받는 거지. 당연시 해왔던 게. 이건 원래 잘못된 거다라고 지적을 받는 긍정적인 면이 있는 반면에 그거를 너무 과도하게 권리라고 생각을 해서 악용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 거.     


하여튼 뭐 MZ세대랑 과거 기성세대랑 비교를 했을 때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우리가 조금 취직이 조금 더 어려운, 그리고 코로나까지 터져버리니까 조금 더 어렵지만 개인 차이인 것 같아. 

    

요즘 생활하는 거 봤을 때. 네가 느끼기에 너의 생활이 발전해 나가고 있는 것 같아? 아니면 쳇바퀴 도는 하루인 것 같아? 아니면 하루하루 버틴다라는 느낌인 것 같아? 어떤 느낌인 거 같아?    

 

MJ

그러니까 생활에 있어서 내 발전 가능성에 대한 측면이야? 아니면 그냥 일상적인 측면에서?     


전반적인 심리적으로 느꼈을 때     


MJ

심리적으로 느꼈을 때?     


만족하면서 계속 나아가고 있다든지 그냥 하루하루 좀 반복되는 게 두렵다거나.   

  

MJ 

반반인 것 같아. 되게 애매한 답변인데 쳇바퀴 도는 거 반. 발전해 나가고 있는 거 반. 완전히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진 않고. 하루하루 무슨 일이 벌어 날지 몰라. 익스트림해. 낙하산 같아. 이게 펴지는 낙하산인지 안 펴지는 낙하산인지 모르겠어. 근데 일단 뛰어내리는 거야. 그래서 쳇바퀴 도는 거는 이제 항상 반복적인 일과를 할 때. 출근할 때 퇴근할 때. 그럴 때는 그렇지만 아무래도 가족이랑 좀 많이 생활을 하다 보니까. 그냥 그런 생각은 안 하는 것 같아. 사실 쳇바퀴 쪽보다는 나아지고 있다. 지금은 굉장히 만족도 높은 삶을 살고 있어.     

그러면 요즘 불안감을 느끼거나 뭐 이런 건 따로 없겠네.     


MJ 

불안감을 느끼긴 하지. 미래에 대해서     

 

어쨌든 넥스트 스텝을 준비를 반드시 해야 되니까     


MJ 

넥스트 스텝을 준비해야 되는 것도 사실 금전적인 거지. 넥스트 스텝을 준비하는데 거기서 괴리감이 오는 거지. 금전적인 것만 챙기면 사실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일도 적성에 잘 맞고 하면 돼. 근데 근본적으로 내가 하고 싶은 거에 대한. 하고 싶은 것이랑 해야 되는 거랑 충돌이 일어나는 거지. 동일시하고 싶은데 진짜 힘든 거잖아. 하고 싶은 거를 하면서 돈을 번다는 게.     


거기서 계속 충돌이 나는데. 내가 3년 있다가 전역을 한단 말이야. 근데 나는 그 공백기를 겪기가 싫은 거 같아. 그러니까 뭐 다른 직업을 알아본다거나 아니면 회사 취업을 준비한다거나. 내가 전역을 하면 31살이란 말이야. 내가 생각하는 31살은 그걸 할 시간이 없어 바로 갈아타야지. 전역을 하자마자 다른 공무원이든 직장이든 바로 갈아타야 되는데 이제 그거에 대해서 준비를 하기가... 그냥 나도 계속 찾고 있는 거지 스스로. 내가 대체 뭘 하고 싶은 걸까. 그냥 단순히 안정적인 삶을 살면 되나. 그냥 내 와이프만, 내 와이프가 행복하고 내 어머니가 행복하면 되나. 그 삶만 살면 되나. 근데 또 돌아보면 진짜 xx 내가 하고 싶은 게 뭔지 모르겠네.     


그래서 계속 갈등이 와 지금도. 물론 아직 3년이나 남았어. 3년 남았는데 이게 지금 이렇게 생각을 안 하면 3년 뒤랑 지금이랑 똑같더라고.     

 

그냥 그대로 똑같은 상태로 또 가니까     


MJ

똑같은 상태로 31살이 되는 거야 그럼 너무 그러면 진짜 늦었다고 했을 때가 진짜 늦은 거거든. 진짜 늦어버린 거야. 나는 그 시간을 겪고 싶지 않아서 사서 고생을 하는 스타일이야. 그래서 계속 갈등 같은 건 많이 있는 것 같아.     

 

내가 너 볼 때마다 생각나는 게 너 육군사관학교 예비번호 1번 탈락. 내가 그 옆에 있었잖아.     


MJ 

너 옆에 있었잖아. 맞아 플스방에서 너 옆에서 봤잖아.     

 

갑자기 전화받더니     


MJ 

육군 사관학교 입학처. 내일 들어올 수 있냐. 가겠다 근데 안됐다고. 근데 그 또한 오히려 좋았어.  

    

좋았다고?     


MJ 

내가 만약에 사관학교를 갔으면 대학 생활이나 그런 건 못 했을 거고. 지금 여기서 너랑 이렇게 술 한 잔 못 했을 거야. 인터뷰 촬영 같은 것도 못 했을 것 같아. 군생활을 계속해야 하니까.   

   

육사는 때려치우고 이런 게 안 되니까  

   

MJ 

일단 내가 사관학교로 갔으면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경험. 그러니까 했던 경험들을 못 했을 거 같아.     


대학 생활하고     


MJ 

오히려 좋아     

 

그때는. 그게 진짜 막     


MJ 

아깝지     

 

그것도 예비 1번인데     


MJ 

그러니까 돌고 돌아서 1번이었는데. 그 또한 신의 뜻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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