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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의 방향은 마음이 정한다

방향성의 본질은 기술이 아닌 의식이다.

by 김정락

방향은 손끝이 아니라, 마음이 결정한다. 골프를 하며 이 단순한 진실을 놓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공의 방향을 바꾸기 위해 스윙을 고치고, 자세를 다듬고, 클럽을 바꿔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답은 더 깊은 곳에 있다는 걸 깨닫는다. 방향을 정하는 건 결국 내 안의 마음이다.


마음이 흔들리면, 샷도 흔들린다. 손끝으로 전해지는 긴장감, 억지로 고르는 숨, 순간의 주저함. 이 작은 흔들림이 결국 몸을 굳게 만들고, 공의 궤적을 바꿔 놓는다. 그 순간은 기술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리고 기술로는 해결할 수 없다.


나는 그걸 수없이 겪었다. 완벽하다고 믿었던 샷이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고, 아무런 기대 없이 친 샷이 깔끔하게 뻗어나가는 순간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윙을 의심했고, 자세를, 리듬을, 클럽 선택을 다시 점검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분명해졌다. 결국 방향을 결정하는 건 내 마음의 상태라는 사실이다.


가장 뚜렷하게 느꼈던 순간이 있다. 드라이버 샷이 힘 있게 뻗어나갔을 때다. 그럴 땐 스윙이나 자세를 깊이 의식하지 않아도 공은 원하는 방향으로 날아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때 마음속은 더 복잡해진다.


‘이번 세컨샷을 핀에 바짝 붙이고 싶다.’


샷 방향 결정.png


욕심이 고개를 든다. 그 순간부터 몸은 굳고, 생각은 많아진다. 결과는 뻔하다. 마음이 복잡해질수록 샷은 흐트러지고, 방향은 어긋난다. 문제는 기술이 아니었다. 욕심, 기대, 불안… 결국, 내 마음이 흔들린 결과였다. 방향은 마음이 정한다. 이 단순한 사실을 온전히 이해하는 데 오래 걸렸다. 그리고 여전히 그 마음을 다스리는 일은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우리는 그 순간의 내 마음을 대부분 놓쳐버린다는 데 있다.

샷을 치기 전엔 온갖 생각으로 마음이 흔들리고, 샷을 치고 난 뒤엔 결과만 보고 원인을 깊이 돌아보지 않는다.


왜일까?


골프 샷의 결과는 워낙 다양한 변수가 얽혀 있다. 거리, 바람, 경사, 그리고 몸의 아주 미세한 느낌까지. 모든 변수를 끝까지 분석하려 하면 머리는 더 복잡해지고, 결국 지친다. 그래서 우리는 어느 순간 생각을 내려놓는다. 결과를 회피하고, 그저 넘긴다.


그게 문제다.

샷 전에 흔들리고, 샷 후엔 회피한다.

이렇게 하면 방향을 바꿀 기회를 스스로 놓치게 된다.


그래서 나는 글로 남긴다. 그 순간의 마음을, 흔들림을, 주저함을, 그리고 회피했던 생각까지. 글을 쓸 때만 흐릿했던 내 마음이 선명해진다. 내가 정말 어떤 상태였는지, 어디서부터 방향이 어긋났는지 비로소 보이기 시작한다.


글로 배우는 골프는 단순히 기술을 정리하는 일이 아니다. 마음의 흔들림을 기록하고, 방향의 본질을 되짚어보는 과정이다. 스윙을 고치기 전에 마음을 읽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그 마음을 가장 명확하게 들여다보는 방법이 바로 글쓰기다.


글은 거울이다. 기억은 희미해지고, 감정은 왜곡될 수 있지만, 글로 남긴 순간의 마음은 정직하다. 그래서 글을 쓰면, 방향을 잃었던 마음이 다시 제자리를 찾는다. 결국, 방향을 정하는 건 마음이고, 그 마음을 바로 세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글을 쓰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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