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논어》 〈안연편〉 제16장 & 《논어집주》 〈서설〉
經(경)6. 《논어》를 읽는 당신은 어떤 독자세요?_6 / 《논어》 〈안연편〉 제16장 & 《논어집주》 〈서설〉
앞의 글들에서 소개한 《논어》 〈안연편〉 제16장과 《논어집주》 〈서설〉의 원문과, 토씨까지 다듬어 정리한 그 번역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君子(군자) 成人之美(성인지미) 不成人之惡(불성인지악) 小人(소인) 反是(반시) / 군자는 남의 아름다움은 이루어 주지만, 남의 악함은 이루어 주지 않는다. 소인은 이와 반대다.(《논어》 〈안연편〉 제16장)
讀論語(독논어) 有讀了全然無事者(유독료전연무사자) 有讀了後(유독료후) 其中得一兩句喜者(기중득일양구희자) 有讀了後(유독료후) 知好之者(지호지자) 有讀了後(유독료후) 直有不知手之舞之足之蹈之者(직유부지수지무지족지도지자) / 논어를 읽을 때, 읽기를 마치고 전혀 일이 없는 사람이 있고, 읽기를 마친 뒤에 그 가운데서 한두 구를 얻고 기뻐하는 사람이 있고, 읽기를 마친 뒤에 그것(논어)을 좋아할 줄 알게 된 사람이 있으며, 읽기를 마친 뒤에 곧바로 손이 춤추고 발이 뛰는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논어집주》 〈서설〉)
끝으로, ‘君子(군자) 成人之美(성인지미) 不成人之惡(불성인지악) 小人(소인) 反是(반시)’와 관련해서만 조금 더 보충하여 설명해 보겠습니다.
남의 아름다움을 이루어 준다는 것은 남의 좋은 점, 장점을 알아봐 주고, 칭찬하고, 북돋워 주는 것을 의미할 테니, 이에서 더 부연 설명이 필요하지는 않을 듯합니다.
하지만, 남의 악함을 이루어 주지 않는다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니까 이는 남의 안 좋은 점, 단점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고, 그 단점의 소유자에게 선(善)한 말로 충고하고, 그를 잘 이끌어서 그 단점 탓에 그 단점의 소유자가 남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치거나, 나아가 스스로를 망치는 따위 불행한 사태를 막기 위해 노력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지금 우리 현실 속에서 실제로 이런 군자와 같은 사람이 참 드물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짤막한 경구(警句)와도 같은 공자님의 말씀이 예사롭지 않은 무게로 가슴속 깊이 얹혀옵니다.
어떻게든 상대의 흠집을 들추어내고, 지적하고, 공격하고, 떠벌림으로써 그 상대에게 지독한 망신을 주어 그 상대가 씻을 수 없는 수치감, 모욕감, 참담함, 절망감, 분노 따위 몹시 부정적인 감정의 지배를 받아 마침내 다시는 일어서지 못하도록 짓밟으려는 저 소인(小人)스러운 악의(惡意)와 적대감(敵對感)이 만연(蔓延)한, 또는 아주 수월히 만연하게 드러나는 오늘과 같은 세상에서 ‘成人之美(성인지미) 不成人之惡(불성인지악)’이라는 아홉 글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성싶은 귀한 말씀이라 여겨집니다.
애초 이 이야기를 하려다가 《논어》를 읽는다는 것의 의미와 《논어》를 읽는 독자들의 성격을 짚어보는 데에까지 논의가 번져왔습니다.
짧지 않은 글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