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inema Aphorism_112

-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112

by 김정수

CA556. 윌리엄 프리드킨, 〈엑소시스트: 디렉터스 컷〉(1975)

그들의 악령 쫓기(엑소시즘)가 그토록 한심했던 까닭은 그것이 물 위를 잘 걸어가다가 끝내 빠지고 말았던 베드로의 저 어설픈 믿음에 바탕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요컨대 그들, 곧 그 두 사제는 엑소시즘을 거행할 자격이 없는 인물들이었다. 따라서 이 영화의 엑소시즘 서사는 난센스에 가깝다. 이 계열의 영화들, 또는 서사들이 대개 그렇듯이.


CA557. 알랭 레네, 〈멜로〉(1986)

어쩌면 그의 ‘부인(否認)’은 영화사상 가장 극적인 우정의 표현인지도 모른다.


CA558. 곽지균, 〈상처〉(1989)

그녀가 그에게 빠져든 것은 인류가 멸종되지 않은 가장 주요한 비결의 하나일 뿐이다. 물론 또 다른 그가 그녀에게 빠져들어 헤어나지 못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그러니 이 영화는 결코 비극이 아니다. 오히려 희극에 더 가깝다.


CA559. 곽지균, 〈겨울 나그네〉(1986)

이 영화는 어쩐지 〈에덴의 동쪽〉(1955, 엘리어 카잔)을 닮으려다 속절없이 다른 길을 가게 된 듯한 혐의가 짙다. 어쩌면 서사적으로는, 또는 정서적으로는 이러는 편이 더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결과가 그렇다.


CA560. 배창호, 〈천국의 계단〉(1992)

문제는 그 천국의 내용이다. 이 영화에서의 천국은 너무도 비현실적이다. 세상의 어떠한 스타 배우가 미련 없이 자신의 커리어를 다 포기한 채 하반신 불구가 된 상이용사와 과감하게 결혼할 수 있을까. 바로 그런 ‘모순스러움’을 극복하는 방편으로 이 영화는 자식을 잃는 참척의 고통을 그 계기로 설정하는 극약처방을 내린 셈이다. 한데도 이 영화는 전 시대의 순수함에 대한 향수를 끊임없이 자극한다. 이것이 배창호 서사의 매력이자 마력이 아닌지. 프랭크 카프라가 그렇듯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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