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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캐처 Jun 30. 2023

종교 전쟁을 방불케 하는 서울역 광장

그 분들의 노래가 더위를 뚫고 울려퍼진다

선뜻 가까이 하기 힘든 날씨


습한 장마가 2023년 하반기를 맞아 선물처럼 찾아 왔어요. 배탈 날 것도 고민 안하고 얼음 가득한 음료만 온 종일 들이키고 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하루에 두 번 먹으면 배탈이 나는 나이는 몇 살까지일까요?그저 장이 튼튼하기만 하면 패밀리사이즈 아이스크림을 계속 퍼먹어도 괜찮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그런 여름 한복판입니다.


점심 시간에 걷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있어서 서울역 광장을 걸었습니다. 노숙인분들과 함께 천막 예배하는 분들도 있고, 마이크 하나 의지하고 찬송가를 큰 소리로 부르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이 쪽 저 쪽 삼삼오오 모여 저 쪽에 절대 지지 않겠다는 마음까지 담아 목청 높여 힘차게 부르시는지 이 두꺼운 더위를 뚫고 제 귀까지 찬송가가 들립니다. 돌림노래처럼 들리면 그나마 다행인데, 어우러지니 불교 스님의 불경 읊는 소리처럼 들려서 마음이 안타까웠습니다.


다른 종교 팻말도 간간히 보이는데 그 분들은 인원이 없거나 한 두 분이라 비교적 세력이 크지 않아, 기독교끼리 경쟁하는 모양새입니다.


우리의 죄가 무척이나 크다고 반복하고 또 반복하시며 울부짖는 여성분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쉽게 잊혀지지 않네요. 그 앞에 학생처럼 가만히 앉아서 듣고계시는 노숙인분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요?


 죄가 있더라도 그렇게까지 많은가 잠시 생각해 볼만큼 힘주어 말씀하셔서 마음이 갑자기 무거워졌습니다. 기억이 안나는 죄라도 꺼내서 회개해야할 것 같은 열정이 끓어오르는 목사님과 마땅히 갈 곳이 없어 힘 없이 앉아계신 분들이 극과 극으로 대비되어 보입니다.



경중을 따지는 자리는 아니지만, 비교하자면 진짜 하늘 시선에서 죄가 많은 탐욕적인 분들은 그 자리에 있지 않으니 세상에서는 부귀영화를 대대손손 누리고, 우리가 사람의 모습으로 살아서는 절대 못 보는 곳에서는 죄를 받나? 글을 쓰다보니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실 누가 죄를 받든 말든 나와 상관없는 일이니, 제가 제대로 살 생각이나 하고 들어가기로 했습니다. 판단은 내 몫이 아니니까요. 짜증을 부르는 땀과 습기와 더위도 불사하고 열심히 외치는 분들의 행동과 그렇게 해도 끄덕없게 만든 굳건한 신념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고 저의 길로 다시 떠납니다. 잘 모르기도 하고, 스치듯 보면 별 일 없어 보여도 각자의 삶은 아수라장이 따로 없죠.


꽤 의미있고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오늘은 2023년 6월 30일,

2023년 절반 끝 날입니다.


괜히 연초처럼 헬스장 등록했다가 회비만 기부하지 마시고, 하루에 만보라도 걸읍시다. 뛰는 게 더 좋은데, 형편상 뛰지 못할 상황이면 걷기라도 꼭 하세요. 폰은 그만 내려놓으시고요. 건강 유지에 '걷기'는 필수예요. 경험자입니다 :) 안해서 나빠져 본 것과 해서 좋은 것을 모두 느꼈고 느끼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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