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작가로 활동한지 몇 년만에 처음 마련한 완소 집필실로 초대한지 어언 육개월 후다. 내가 근무중인 회사가 공덕에 있을 때 갔으면 가까워서 가기 좋았을텐데, 서울역 이사 후라 멀리 걷고 돌고 돌아서 만났다.
내 일상은 그 어떤 오프라인 만남도 없이 흐른다
#코로나19 때문이든 아니든 난누구를 시간내서 만나기가 참 어려운 상황이다. 일단 일이 그렇고, 저질 체력도 일에 오롯이 다 털어넣고 있을 뿐더러, 왁자지껄한 술자리 모임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국가적인 사적 모임 자제령에 단 한 방울의 아쉬움도 없다.
무엇보다 탄생 이래로 벌써 몇 년째 집에서 내 퇴근 시간만 학수고대 기다리는 귀염둥이도 있으니, 저녁에는 그 어떤 만남도 약속도 계획하거나 잡지 않는다.
지금 하는 일이 온라인 기반이고, 저녁 회식 회사 문화자체도 없다보니 업무상 회사 회식이나 내외부 통틀어 저녁 미팅이란 것도 전혀 없다. 불필요한 신경 쓸 것 쏙 빼고, 딱일만 몰입하기 좋은 삶이다.
주말은 가족과 온전히 보내고 충전하고 쉬는 시간이고, 경조사 소식을 매주 접하던 첫 근무 회사와 달리 현재 회사는 구성원 나이대나 분위기도 달라서, 회사분들과 주 6일 보는 일도 거의 없다.
친구가 집필실을 마련한 것이나 초대한 것도 처음이고, 화분 선물도 처음이다. 가족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만나러 갔다.
그리하여 올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친구와의 시간인 만큼, 평소 못하는 식물 선물을 사기로 했다. #다년생 #꽃나무 라는 취향 확실한 카톡 답변을 보고 퇴근 후 꽃집에 들렀다. 평소에는 지나다니면서도 그 자리에 있는 줄도 몰랐던 가게인데, 사장님과 몇 마디 얘기를 나누다보니 호감이 갔다. 일만 하다보니 돌아 볼 틈이 없는 메마른 내 감성이 모두 말라버리기 전에 식물 소비도 좀 정기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구의 선물을 준비하는, 짧지만 신선했던 몇 분의 시간은 내 감성에도 물을 주었다.
촛불안시리움 - 보면 볼수록 어여쁘다
뭐가 뭔지 잘 몰라서 뭘 추천해 주셔도 다 괜찮았던 나는 사장님의 탁월한 안목에 감사했다. ( #엄지척 )
은은한 분홍빛 촛불 안시리움은 실내 공기정화 식물이고 햇볕을 쬐지 않아도 되서 친구의 집필실 선물로 딱 좋았다.
포장 상자도 제값을 받기 어려운 상황에 대한 스몰토크를 나누고, 당부하신대로 화분 상자 바닥을 팔로 잘 받쳐서 조심스레 안고 갔다.
끊임없는 코스 이색 요리를 즐긴 후 긴 대화
같이 어느 식당에 간 적은 있지만 직접 만든 요리를 내어 준 것도 처음인데, 요리 선정도 평범함을 거부한다. 처음 먹어본 것들이 절반이다.
이 친구가 작정을 했구나 싶게 신기한 재료로 뚝딱 만든 요리를 싹싹 비우고, 빵과 커피 음료만 앞에 두고 새벽을 맞았다.
IT컨설턴트 / 드라마 작가 / 뮤지컬 작가 친구다. 여기에 직업 하나를 내맘대로 더하자면 인사이터 (나에게 인사이트를 주는 사람이라서) 인데, 굉장한 에너자이저여서 어떤 주제가 나와도 대화가 끊길 일이 없다. 체력이 안되는 나를 원망했을 뿐이고, 지루함없는 대화로 밤을 그대로 샐 뻔 했다.
(술 없이 긴 대화가 안 되는 사이가 친구인가?술이 만남의 주연이자 주인공 아닌가?술 없이 무슨 이야기를 자정 넘어 가도록, 지하철 끊길 때까지 할 수 있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어서 적어본다.)
춤도 즐기고 피아노 건반도 잘 치고 말도 잘 하고 글도 잘 쓰고 표현하는 것들은 다 잘하는데 이 정도면 만능 사기캐가 아닌가 싶다. 단조로운 일상을 수련하듯 반복하며 사는 나와는 다른 삶이니 친구 이야기가 모험 가득이고, 그 여정 속 사건과 사고마저 신기할 수 밖에 없다.
자기만의 무대와 판을 짤 줄 아는 독립적인 사람
10대 시절 모습을 서로 알고 있는 이 친구는 계속 강화하는 중이다.고도화 라는 말이 일상 대화에서 아무렇지 않게 나오고 스스로도 고도화중이다.
리액션을 참 잘해서 알코올 한 방울 없이도 말이 술술 나오게 한다.
만날 때마다 자기가 목표로 하는 것이 분명하고, 도전하고 성취하려는 열망이 뜨거우며, 여러 분야를 종횡무진하면서도
결국 "패턴"이 같아서 하나도 어렵지 않다고 한다.
가장 어려운 건 "잘 안 맞는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라는 점, 내 맘처럼 되지 않았던 상황으로 한 줄 요약할 수 있다.
누구에게도 기대지 않는, 그 누구도 탓하지 않는 독립적인 멋진 사람
사실 어떤 일이 잘 안될 때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 때문이야, 환경 때문이야, 내 상황이 안 도와줬기 때문이야'라는 말을 하고 계속 그 안에 머무르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 친구는 주변에 믿을만한 사람들에게 시원하게 털어놓고, 별 일 아니라는 듯이 넘겨 버린다.
그 것은 자기 스스로를 건강하게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갈 길도 멀고, 할 일도 하고 싶은 일도 많은데다 자신에겐 선택지가 다양하니 그럴 수 있다고도 본다.
훌훌 털어버려야 다음 한 발을 내딛을 때 훨씬 가볍고, 다음 으로 계획한 목적지, 자신의 길로 힘차게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의 현명함이다.
과거에 사로잡혀 있을 때, 그 상황 속의 나에게 괴로움과 아픔을 준 가해자만을 바라보고 있을 때, 내 소중한 시간이 가치없이 소멸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나 또한 반복된 쓰라린 경험에서 깨달았기 때문에 멋진 친구의 이야기를 듣고 "역시!"를 외치며 박수를 치게 됐다.
자산가나 능력자를 찾지 않아, 내가 돈 벌면 되니까
가장의 무게를 굳이 지려하지 말고, 인생의 동반자이자 파트너가 되어 줄 매력적인 남자가 있을까 (있긴 하겠지만 대체 어디에 있는지?)이런 얘기를 할 때는 내 주변에 그런 사람은 지금은 안 보이지만 있을 거라고 말을 건넨다. 본인이 계획한 일을 안 하고는 살 수 없는 자기 주도적인 사람이라서, 이런 다재다능한 매력인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랑꾼이 어서, 하루라도 빨리, 우연히라도 만남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꿈을 꿈으로 절대 남기지 않고 무조건 눈 앞의 현실로 만들어
대화를 나누다보면 "얘 진심 천재구나"를 느낀다. 성취 지향적이고, 불의를 참지 못하고 강하게 표현할 줄 알며, 애정하는 친구들과 맛있는 것에 진심인 멋진 사람이다.
조수지라는 동갑내기 친구는 10대 시절 오래 전에 알았지만 생각보다 모르는 것이 많은 소중한 친구다.
새로운 것에 대한 호기심과 색다른 경험을 들으며 재미를 느끼는 나에겐 이 친구와 대화하는 몇 시간에서 많은 인사이트도 얻고, 친구라는 관계를 넘어 존경심마저 갖게 된다.
추진력도 열정도 충만한데, 스스로 세운 목표가 굉장히 높다보니, 스스로 괴로운 시간도 보내는 것 같다.
협력의 시대인만큼 주변에 본인의 목표를 세부적으로 수행하는 #문제해결사 역할로써 잘 도와줄 사람이 몇 명 더 있으면 목표를 잘 이룰 것 같고, 그 목표가 현실이 될 날은 멀지 않았다고 본다. 절대 포기를 모르는 사람이니까.
#ㅍㅁ 라는 펫 관련 회사는 #프리랜서 와 맺은 계약사항을 이행하시라. 일은 일대로 하고 결과물 퀄리티 운운하며 배째는 회사 덕에 계약된 돈 못 받은 분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데 또 다른 희생자가 생기는 일을 막을 방법이 없으니 일화를 듣고 있자니 속이 터진다.#악행을멈춰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