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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토리캐처 Mar 18. 2023

정이 넘치는 제주 알바 이야기 - 귤국의 택배대리점

돈 주고 사먹는 일이 있을 수 없는 곳


제주에서 정을 나누는 건 초코파이 아닌 귤



소소한 일상도 의미있는 사건으로 변화시켜버리는 재주가 엿보이는 글을 좋아한다. 가만히 들여다보고, 곱씹고 그 안에 숨은 따스함을 캐치하는 능력인데 이런 건 화려하지는 않아서 그 느낌이 뭔지 아는 사람만 느낀다.


정윤주 작가님의 책을 리디북스 전자책으로 휘리릭 다 읽고, 천혜향과 책을 나중에 받았는데 책도 너무 귀여운 크기다.


(전자책에선 웹툰 만화가 너무 작게 보여서 대사 글자가 잘 안 보였지만 확대하는 것을 찾기보단 그냥 대략 이해하고 궁금한 다음 장으로 넘어갔다.)  


천혜향 진짜 맛있다. 이건 냉장고에 며칠 두고 후숙해서 단맛을 극대화할 필요도 없었다. 물론 냉기 속에 시원해지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아는 만큼 보이고, 경험한 것이 많을수록 느끼는 것이 많다고, 책 모든 구절이 구구절절 공감이 됐다.


우선 택배 한 상자를 받는 이에게 고이 전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의 노력이 들어가는지, 그렇게 보면 택배비나 상품 가격이 좀 더 오르는 게 맞다고 느껴지는 업종에 현재 종사하고 있다. 업종 밖에서 저 멀고 먼 남의 사정 보는 것과 이 안에 직접 걸어들어와서 보고 듣고 접하는 건 차원이 다르다. 생각보다 손이 많이가고, 역시 세상에 쉬운 건 없다.


그리고, 작년까지 제주 귀농한 시아버지를 둔 내 친구에게 귤, 천혜향 선물을 매해 계속 받았다. 힘들어서 농사를 그만 지으시기로 결심하고 나서 거의 막판에 택배 배달 사고가 있었던 사연도 있어서 친구가 들려준 이야기도 마침 떠올랐다.


20군데 주소로 나눠가야할 천혜향을 서울의 한 친구 집에 몰아주기를 해서 보낸 사건이었는데, 대량으로 받은 친구의 연락에 긴급함을 느끼고, 그 집에 서둘러 차를 운전해 다시 가지러 갔다고 한다. 차 트렁크에 가득 싣고, 우체국으로 달려가 또 비싼 택배비를 추가로 내고 원래 받을 친구들의 집으로 보내느라 진땀을 흘리며 한바탕 했다고 들었다.



 이런 사연을 지닌 우여곡절 많은 제주 선물도 받았던 기억이 있어 이 책 속 내용이 더 공감이 많이 갔다.


단기 체험이 아니고, 귤이 많이 수확되는 시기 좋은 사장님과 귤을 먹으라고 쥐어주는 다정하고도 급한 손님들을 만나는 택배대리점에서 있었던 일들의 경험이다.


경험을 글로 잘 써내는 건 능력이다. 누군가에겐 지루하거나 반복되는 일상일 뿐일 일들에 생명을 부여하고, 날개를 달아주고, 여기에 따스한 온기와 감동을 담아서 재탄생시키는 작가와 널리 알리기 위해 무척 애를 쓰는 출판업 종사자분들께 큰 의미있는 일을 하고 계시다고 전하고 싶다.


내가 잘 하는 건 '오래 보아야 하고, 가만히 생각해야만 하며, 조용히 곱씹어야 비로소 그제서야 두둥실 떠올라 보이는 숨어있는 의미 찾아내기'다.






박산솔 대표님의 책 사연 소개 - 페이스북


https://m.facebook.com/story.php?story_fbid=pfbid0Ub3fjWHaYa8YqLpNggb7A3sDSr84AWjM63becrKsgZQtuH7Y37o2UuJsMKuVXUo3l&id=1394635537&mibextid=Nif5oz



전자책 출판사 솔앤유 박산솔 대표님 페이스북 보고 사서 즐거운 경험을 했습니다:)

https://brunch.co.kr/@kk02me/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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