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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어만 개아느마 난도 개안타

지는 개아네요 거어서 개아는교

어머니 나이 오십 중반에 아버지 가시고

삼십여 년을 혼자 지내시다

아버지 따라가신 어머니.

어머니 살아 계실 때

일주일에 한 번 전화드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게 생각만큼 잘 안되었다.


어쩌다 몇 주 만에 전화드렸을 때

"니는 손가락이 뿌러졌나?"

(너는 손가락이 부러졌냐?)

라며 전화를 하지 않는 아들에게 목소리를 높이셨다.

"아... 머 그래댓니더..."

(어... 뭐 그렇게 되었네요...)

라고 대답했다.

어머니 그렇게 하시는 말씀은 비난이 아니다.

그것은 기다림의 표현이다.


사실 이민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되기 전까지는

일주일에 한 번 전화드리기가 어려운 때도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하이고, 사는 게 힘드이까네 그래 댓니더..."

(아이고, 사는 것이 힘들어서 그렇게 되었어요...)

라고 말씀드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멀쩡하게 대기업 다니다가

마흔 넘은 나이에

처자식 데리고

느닷없이 태평양 건너 남의 땅에 가버린 아들 때문에

안 그래도 걱정이 크실 텐데

거기에 불을 지를 수는 없으니까.  


어머니께 전화드려

전화가 연결된 후

"어떠이껴?"

(어떻세요? 어떻게 지내세요? 잘 지내세요?)

어머니 안부를 여쭈면

어머니께서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었다.


"나마는 이가 글치머.

내사 워타.

너어만 개아느마 난도 개안타."


어머니는 경상북도 안동 출신이시다.


나이 많은 이가 그렇지 뭐.

나야 뭐 어떠냐.

너희만 괜찮으면 나도 괜찮다.


노인네 지내는 것이 다 그렇지 뭐.

나 사는 거야 뭐 별것 있겠어? 뭐 그냥 이렇게 사는 거지.

너와 네 가족이 잘 지내면 그것이 내게도 기쁨이 되는 것이란다.



당신 몸 추스르시기도 쉽지 않으시면서

멀리 있는

무척 멀리 있는

아들과 아들 식구 걱정이시다.



이제 곧 어머니 가신 날이 다가온다.

자주 듣던 어머님의 말씀을

또 생각한다.


너어만 개안으마 난도 개안타.



이제

어머니 계신 그 먼 곳에 전화를 할 수 있다면

이렇게 말하고 싶은데...


지는 개아네요.

거어서 개안니껴?

(저는 괜찮아요.

거기에서 괜찮으세요?)

(저는 잘 지내요.

거기에서 잘 지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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