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끝낼 수 없어

나의 사랑이 아이를 아프게 할 줄 몰랐지

by 유경


친구도 반대했었고

부모님도 반대했던 결혼이었기에 끝낼 수가 없었다.

내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 싫었고

아직은 내가 남편을 많이 아주 많이 사랑했다.


내 자존감이 낮아지면서도 그를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컸기 때문에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남편을 믿어보기로 결심했다.


"당신의 말을 믿을게. 그러니 이제는 더 이상 나를 실망시키지 말기를 바라"


그리고 나는 더욱더 최선을 다해서 주말마다 남편을 만나러 갔다.

아이 둘의 금요일 일과가 끝나고 나의 업무가 끝나면

작은 캐리어에 짐을 넣고 남편이 있는 곳으로 대중교통으로 2시간을 견디며

몇 달 동안 매주 가족이 함께했다.


아이들과 음식을 만들어 먹고,

연애 때부터 손잡는 것을 싫어해서 단 한 번도 잡은 적 없는 손을 잡고

둘이서 나란히 걸으며 산책을 하기도 했다.

너무 웃기게도 그 안에서 나는 안정감을 찾으려 노력했고,

그 와중에 남편의 거주지에 놀러 온 남편의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하기도 했다.


남편의 외도 따위 없었던 일처럼 우리는 많은 대화를 했고 사랑을 나눴으며

많이 웃고 즐거워했다.


그러나, 주말을 지내고 돌아온 주중의 나의 일상에선 마음속 깊숙이 자리 잡은 의심의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잠시만 연락이 안돼도 답답해했고, 출근을 하다가 갑자기 남편과 상간녀의 음성통화의 내용이 떠올라

무릎이 꺾여 넘어지기도 했다.


일을 하다가도 갑자기 두 사람의 문자메시지 내용이 떠올라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주중엔 집요하게 카톡으로 남편을 닦달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의심을 잠재우기 위해서, 내 마음의 안정을 위해서 너는 믿음을 줘야 한다,

그러니 나의 이런 꼬락서니를 감내해야 하는 게 맞다며 밤마다 절규를 했다.


그런 내게 남편도 조금씩 지쳐갔고 내 의심을 살만한 일들이 자꾸만 일어나게 되었다.


남편의 외도를 덮을 수 있다며 내가 무슨 큰 사람인 양 굴었지만, 우습게도 나는 그 안에서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찾으려 했으나, 실제로는 그 모든 나의 행동이 스스로를 기만했을 뿐 아니라, 큰 상처였다는 사실이

추후에 아이를 통해서 드러났을 때, 그저 죽고만 싶었다.


결국,

나는 남편에게 이야기했다.


"우리 이제 진짜 그만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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