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어질러지면 어질러진 대로 너그럽게 두고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편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저는 정리가 안된 상태를 그냥 두고 보지 못하는 성격입니다. 그렇다고 아이들인데 어지럽히지 못하게 하는 건 또 말이 안 됩니다. 그래서 매일 아이들이 잠들고 나면 한가득 어질러진 장난감을 치웠습니다. 아이가 한명일 땐 힘들지 않았어요. 아이가 둘이 되고 집안일과 어지럽힘도 두 배가 되고부터는, 이러다간 진짜 매일 치우다 하루를 끝내겠구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 장난감과 물건 줄이기 : 아이들이 새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기간 설문조사를 보면 3-4일이 가장 많았고, 73프로의 아이들이 한 달 이하라는 결과가 있습니다. 새 장난감이 생기면 그 순간은 정말 잘 가지고 놀지만 오래가는 장난감은 얼마 안 된다는 얘기이기도 합니다. 장난감이 많으면 오히려 한 가지에 집중을 못할 수 있지만 잘 가지고 노는 장난감 몇 개만 있어도 아이는 더 집중하고 확장해 나갑니다. ( 장난감을 고를 때 아이가 특별히 좋아하는 장난감이 아니라면 완벽하게 만들어진 완성된 장난감보다는 아이가 직접 만들어 다양하게 가지고 노는 블럭 같은 장난감을 더 오래 가지고 놀 수 있습니다.)
•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빈도에 따라 정리 : 아이가 매일 갖고 노는 장난감 / 종종 찾는 장난감 / 시기에 맞지 않는 장난감으로 나누어 보관합니다. 저희 집은 매일 갖고 노는 장난감은 아이들이 가장 오래 머무는 거실에, 종종 가지고 노는 장난감은 아이들 손이 닿는 놀이방 수납장에, 시기에 맞지 않은 장난감은 장롱에 넣어둡니다. 장롱에 넣어둔 장난감을 오랜만에 꺼내주면 아이들은 마치 새 장난감을 받은 거처럼 놀기도 합니다
• 블럭 종류부터 담아서 치우는 연습 : 장난감 종류를 줄이고 통을 정해주면 아이들도 함께 치울 수 있고, 스스로도 자리를 알게 됩니다. 처음 정리를 배울 때는 여러 가지 장난감이 모두 쏟아진 상태에서 정리하기보다는 한 가지씩 쉽게 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블럭 정리가 아이들은 가장 쉽기에 먼저 시작해 봅니다. 같은 블럭끼리, 자동차는 자동차끼리 아이들도 같은 자리에 같은 장난감의 자리를 스스로 알게 됩니다.
아직은 아이들보다 엄마가 치우는 경우가 훨씬 많지만, 장난감을 줄이고 자리를 정해두고 나니, 치우는 시간도 줄고, 스트레스도 많이 줄었습니다. 더 이상 장난감이 늘어나지 않도록 새로운 장난감을 들일 때는 사는 만큼 있던 장난감을 동생들에게 물려주기를 약속합니다. 쉽지는 않지만 아이들도 장난감을 사는 것에 대해 한번 더 생각할 수 있게 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