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너에게 스미고픈 마음
세상이라는 캔버스 위에
우리는 각자 색이 다른 물감
‘신’이 또 아름다움에 욕심을 부릴 때면
나는 불가피하게 ‘사랑’에 녹아
농도를 허락하고 만다.
흩어지고 옅어지다,
차차 투명하게 아득해져 온다.
가장 작은 단위의 나와
가장 작은 단위의 내가
손을 놓치려 할 때,
아, 어쩌면 나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이 공포감!
그순간 ‘너’에게 가 닿는다.
너가 나에게 스미어온다.
내가 너에게 짙어져간다.
나 한 조각 잃은 적 없이
너 한 톨 못 품은 것 없이
크게 보면 흘러가되
가까이서 꼭 붙잡은 모양
이제 ‘우리’는 전에 없던 색으로 세상을 물들인다.
어디서 들려오는 저 흡족한 웃음 소리
어우러져 흐르는 아름다운 우리
하나로 굳어가는 지금
어차피 말라버릴 물 따위 두렵지 않다.
우리는 처음부터 우리였던 듯
한번도 흐려진 적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