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로부터, 뉴욕 #6
아, 이 큰 눈을 바라보고 있으니
이거 하난 부정할 수 없겠네요.
오늘 분명히 밖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왔는데도
숙소에 돌아온 이 시간이 꿀같이 달게 느껴진다는 사실 말이에요.
애초부터 여정의 마지막 목적지가
이곳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던 것처럼 말이죠.
아무리 짧게 머물렀던 숙소라도
방이 나를 닮아가고
나도 방을 닮아가기 마련.
방 한 켠에 놓인 커다란 거울 속
사물들과 함께 어우러져
편안한 미소를 짓고 있는 내 표정이 좋습니다.
당신의 그 커다란 눈 속에도 내가 이런 표정일까요?
날 비추는 그 커다란 눈 속에서 살고 싶어요.
평생 그곳을 아지트 삼아 쉬어 가고 싶어요.
그게 그렇게 큰 꿈인가요?
나의 쉴 곳 하나 얻는 것.
또 그런 나에게 기대 누군가 쉬어갈 수 있는 것.
그야말로 큰 행복.
여행을 하면서 그 행복을
하루하루의 단위로 평범하게 누려요.
그래서 여행은 짧은 연습인가봐요.
행복한 평생을 위한 한 페이지짜리 습작인가 봐요.
그래도 나, 더 가까이 가고 있는 것 같죠?
행복을 향해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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