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모로부터, 뉴욕 #13
크고 멋진 예술 작품 앞에 서면
내가 아주아주 작게 느껴져요.
나 같은 존재가 수십 번 생기고 사라지는 동안에
이 거대한 예술 작품은 계속해서 남아있겠죠.
영원한 것을 추구해야 하나?
절대적인 것을 좇아야 하나?
나의 작은 머리는
복잡하게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그런 예술의 위대함에
압도당하는 내가 있기 전에,
작은 붓터치에도
감탄하고 기뻐하는 내가 있어요.
짧은 한 문장에
온 마음이 일렁이는 내가 있어요.
나는 작아요.
그래서 마치 파도 아래 모래알처럼
크게 기뻐하고
크게 휘둘린답니다.
오늘 나를 흔들었던
예술 작품을 뒤로하고
나는 나의 작은 일상을 살러 떠납니다.
모여서 무엇이 될지 알 수 없는
내 작은 기쁨과 큰 고통을 살러 떠납니다.
닥쳐오는 것들이 작을지라도
앞으로 내딛는 내 발걸음은 결코 작지 않아요.
아무도 지켜봐 주지 않아도 괜찮아요.
나는 나의 삶을 여행 중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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