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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자버 Sep 21. 2021

나를 드러내는 가면

네모로부터, 뉴욕 #12

아주 단순하게도 그래요.

눈에 보이는 게 다랍니다.


보여주는 사람도

받아들이는 사람도.


그 단순한 믿음만 있다면

우리의 상호작용은 편안해요.

얼마든지 쭉쭉 뻗어나갈 수 있죠.


당신은 나에게서 어떤 얼굴을 보았나요?


부드러운 얼굴,

단호한 얼굴,

유쾌한 얼굴,

덤덤한 얼굴.


내가 의도한 대로

당신에게 가 닿았기만을 바라요.


꾸며낸 얼굴은 맞지만

가짜는 아니에요.


연습한 얼굴은 맞지만

계획된 건 아니에요.


공들여 빚어낸 얼굴들,

그 위로 흐르는 웃음과 대화는

어쩌면 아름다운 작품 하나.

집에 가자마자

훌렁훌렁

그 얼굴을 벗어던진다고 해서

너무 서운해하진 말아주세요.


너무 많은 것이 흐르는

  얼굴은

누군가와 나누기엔

그냥 좀 버거워서

나 홀로 감당하고 싶은

막 아래 꼬여있는 전선들 같은 것.


그리고 그 얼굴 또한

수많은 얼굴 중 하나일 뿐.


이번 여행이 끝나면

나는 또 어떤 얼굴 하나를 갖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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