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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자버 Sep 24. 2021

다음엔 너의 여행에 날 초대해줘

네모로부터, 뉴욕 #14


향 좋은 커피를 당신과 나눠 마시고 싶은 그 마음처럼

이 좋았던 여행을 당신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드네요.


횡단보도를 건너다가도 셔터를 누르고

카페에 몇 시간 눌러앉아 그림을 그리고

늦은 밤 꾸벅꾸벅 졸면서도 일기를 쓰게 했던

그 동력이 바로 당신이었을까요?



빛에 노출돼 색이 바래는 종이처럼

시간을 통과한 모든 것들은 고유한 빛깔을 지니고 있어요.


짧다면 짧은 시간을 통과해왔지만

나의 여행도 그래요.


이렇다 저렇다

평가를 해달라는 게 아니에요.


그냥 한번 들여다봐줄래요?

당신의 시선이 나의 여행을

이 세상에 존재하게끔 만들어주거든요.

내 두 발로 이만큼이나 멀리 다녀왔다고

내 두 눈으로 이만큼이나 많은 걸 보고 왔다고

당신에게 진짜 진짜 말하고 싶었거든요.


당신, 과거의 나.

그러니 앞으로 꿈을 꿔주세요.


어디든 갈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죽는 날까지 절대 늙지 않는 법.


이제 저는 당신의 여행에

내가 초대되는 날을 꿈 꾸겠습니다.


여행을 꿈 꾸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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