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날 왜 뽑았나요?

내 경력과 맞는 일을 찾았다

by 정대표

채용은 결정됐지만, 일하기 전 한 번쯤 회사에 가보는 게 좋을 거 같아 오늘 내 매니저가 될 A를 만나러 회사에 갔다. 우리 회사의 싱가포르 지사는 싱가포르 서쪽 끝 공업 지대에 위치해 있다. 시내에서 약 20킬로 정도 떨어져 있지만, 고젝을 불러 갔더니 17불 정도 요금에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었다. 요즘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인지 열체크받고 리셉션에서 잠시 기다리니 A가 날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내 매니저가 될 A는 멕시코 출신으로 싱가포르에서 6년 정도 일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 회사에는 작년에 입사를 했고, Consumer research 전문가로 여러 소비재 회사를 거쳤다.


잘 지내고 있냐, 여기 생활 어떠냐 등등 small talk을 잠시 하고 A와 함께 사무실을 둘러봤다. 1층은 사내식당과 Admin부서인 IT와 HR이 위치해 있고, 2층에는 마케팅 등 비즈니스 부서가 위치해 있다. 2층을 둘러보다 고객사 워크숍 때 한국을 방문했던 마케팅 매니저를 B를 만났다. 그때 내가 준비했던 선물인 ‘꿀’ 잘 먹고 있다면서 코로나 바이러를 막는데 큰 도움이 된다면서 고맙다고 하더라. 그리고 나도 싱가포르에서 일하게 될 거라니 축하한다면서 B와는 다음을 기약했다.



그리고 A와 커피 한잔을 하러 2층에 위치한 캔틴에서 잠시 이야기하다가 내가 물었다. ‘그런데 왜 날 뽑았어?’ A가 대답했다.


‘일단 마케팅/플래닝을 해 분석 업무를 해봤다는 게 좋았어. 아무래도 분석력이 중요한 부서거든. 게다가 여러 경쟁사를 직접 다뤄봤다는 것도 좋았어. 다른 Candidate은 분석 업무를 했거나 경쟁사를 다뤄봤던 경험이 없었어. 마지막으로 외부에서가 아니라 회사 내 세일즈 쪽에서 사람을 뽑고 싶었거든. 그러다 보니 딱 네가 적임자 같았어’


Chat with coffee

물론 우리 사장님이 추천도 영향을 미쳤겠지만, 내가 기존에 했던 일과 지금 할 일이 매칭이 잘 됐던 거였다. 내가 계속 세일즈만 해 왔다면 아마 잘 되지 않았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D사에서 세일즈 할 만큼 했다는 생각이 들어 마케팅/플래닝 업무를 하게 된 거였고, 나중에 내 경력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서 한 건 아니다. 10년 전에 했던 일 때문에 지금 잡을 잡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게 재미있었다.



급여 얘기도 나눴는데 내부 규정을 토대로 금액 제시할 거다 뭐 그 정도 알려줬고, 자세한 건 이메일로 주기로 했다. 사실 오늘 만나면 오퍼 레터를 받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다. 급여가 턱없이 낮진 않을 거고 지금 당장 급여 한 푼 더 받으려 하는 게 의미는 없어서 어지간하면 오퍼를 받아들일 생각이다.



지금 업무 처리 속도를 보건대, 3월 둘째 주가 아니라 셋째 주는 되어야 출근할 거 같은 느낌이다. 어쨌든 좋다. 더 아이들과 할 시간이 늘어나니 말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전업 아빠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