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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빈 Aug 22. 2023

차려

차려


어려서 차려 자세를 배울 때

늘 손이 무안했습니다


계란을 말아 쥐듯 하라던

선생님의 말은 오히려

난해한 숙제 같아서


세게 쥐면 깨지고

헐거우면 놓치는 일들이

그때부터 두려웠습니다


멀쩡한 벤치를 두고 가끔은

부러 무릎 세워 주저앉는 자리


웅크린 품, 두 다리 사이에

고개를 숙이고 부동 자세로 있으면

거기 깨지거나 놓쳐버린 마음들이

수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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