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가 온기를 밀어내는 것은 아니다
가을이 붉게 물들 여유 없는 지금
온기를 잃지 않기 위해 애쓰는 계절
10월의 어느 날들이 시작됐다.
잔뜩 움츠러든 마음
헛헛한 마음에 길다란 어묵을 베어 물고
거리를 걷다 보면 발 밑에 닿는다
눈높이가 낮아지는 것은
날씨 때문만은 아니다.
세상이 바뀌면
바뀌어야 할 일들이 착착, 척척 진행될 것을 상상했었다.
그것이 어린시절 별나라를 꿈꿨던
현실로 잡히지 않는 그 아이의 꿈처럼
아득한 것이었을지라도
그래도 그래야만 할 것 같았으니까.
간만에 마실 가듯 출근한 오늘
임시공휴일이라 거리엔 차가 드물고
즐겨듣던 팟캐스트를 뒤로하고
익숙한 '정지영'의 목소리를 기대하며
구십일 쩜 구, 라디오를 켰다.
"방송사의 사정으로 음악 방송으로 대체됩니다"
위와 비슷한 워딩의 안내가 들리고
갈길 잃은 음악들만 재생된다.
'아, 파업이었지!'
어느새 한달이 다 되간다.
그 시간들이 어떤 이야기로 채워지고 있는지
그들의 이 계절은 어떤 느낌일런지..
관심이 없다는 것은 상관이 없다는 것이다.
상관이 없다는 일에 책임을 물을 사람도 드물다
관심을 놓은 것은 조금 다르다
상관도 있을뿐더러 책임도 존재한다.
온기가 식어가는 것이 느껴질 때면
옷깃을 여미고, 다리에 힘을 준다.
그들의 온기가 혹 식어가고 있다면
그 옷깃을 나도 여미고
그 다리에 힘이 들어가듯이
내 다리에도 힘을 모아야 한다.
관심을 아직 놓지 않은 것이니까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니까
'보온'하자.
온기를 더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