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후의 광장

by 뭉치

윤석열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어 한시름 놓았다. 대통령이 마음 먹으면 한순간에 독재가 부활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행정학도로서 비참한 마음이었다. 만약 국민의힘을 비롯한 여권 국회의원이 과반석을 차지했다면, 이라는 잔인한 상상도 해 본다(민주당의 과반수 의석 확보가 역기능을 가져오기도 하지만, 이번 비상계엄에 있어서는 순기능으로 작동했다). 다행히 민주주의를 되찾았다.


지금의 광장은 1987년과 2016년을 연상하게 한다. 이례적으로 많은 시민이 불의에 항거했다. 수많은 시민이 모였다는 면에서 광우병 촛불 집회도 연상된다. 광장에 모이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면서 정치가 진보하길 바란다. 나열된 집회들은 구성원들이 정치적으로 표백화된 상태라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과 국무위원, 여당의 행보는 민심을 잃었다. 그러나 보수와 진보, 좌와 우, 여와 야는 데칼코마니다. 부정선거 음모론을 바탕으로 영화를 제작한 건 민주당계 인물이었다. 윤석열을 성장시킨 건 문재인 정부였다. 정권과 대권은 좌우를 번갈아가며, 서로가 삽질하는 와중에 결정된다. 박근혜는 문재인을 낳았고 문재인은 윤석열을 낳았다. 윤석열은 이재명과 조국을 낳았다. 이제 민주당이 정권을 잡고 삽질할 차례다. 정치가 더 나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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