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으로 기억하기
현재 태국은 우기이다.
여행하는 동안 비를 만난다는건 어쩌면 기분 좋지 않을 수도 있다.
나는 장마철 아니 비 내리는 것을 좋아했다. 비가 내리면 내 곱슬머리도 숨길 수 없고, 습함으로 인해 시원한 곳을 찾기 바쁘지만 그래도 나는 시원하게 내려주는 빗소리와 그리고 비와 흙이 만나서 나는 비 비린내가 좋다. 환경오염이 덜 된 어렸을때는 그냥 비를 맞고 돌아다니다가 집에와서 씻은 기억도 있다. 그래서 여행중에 우기라는 말을 들어도 비가 좋은 나는 큰 걱정이 없었다.
치앙마이 매림이라는 지역에 카페에서 양, 염소들과 사진을 찍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한바탕 스콜성 비가 하늘에 구멍이 난 것 처럼 쏟아졌다. 한참을 멍하니 비 내리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믿을 수 없이 아름다운 무지개가 내 눈 앞에 나타났다.
찰나에 다가 온 당신은
너무도 완벽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내 앞에 나타났고
평생 다시는 볼 수 없음을 본능적으로 알았다.
뒤로 뒤로 뒤로 아무리 뒤로 가도 카메라에 담을 수 없는 걸 알았을때는 비를 피하지 않고 온몸으로 맞으면서 내 눈에 담을 뿐이다.
그리고 기억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