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문득 나에게로

나의 무심함에 상처받지 말기를

by 너라서러키야 혜랑

심투룽한 눈빛이 나를 멀크럼히 바라보며

매일 거기 그 자리에 서 있었다고 말한다

니가 있는 그곳에서, 니가 없는 그곳에서

나는 나를 살았다고

뇌를 거치지 않은 말이 툭하고 터졌다

화상이다


여리여리한 연둣빛 싹 화살나무와 놀았고

짜잘짜잘한 흰 꽃송이 별꽃과 놀았고

토끼풀 꽃반지 사랑 타령에 홀렸고

개망초 소꿉장난에 난 살림을 차렸다


무심하고자 작정했던 것은 아니었어

내 한 쪽 눈이 빛을 거부하고 있었고

너의 맘도 그렇게 가려져 있었어


그러던 어느 날,

문득 동글동글 빠알간 열매들 내게 손짓하며

너의 상처난 시간을 더듬거린다.

메마른 시간에 퍼슥거리는 흉터도

한 바람에 쓰러질 가슴도 간신히 버티고있다고


무르익은 여름 풍성한 가을을 향해 간다.

퍼썩거리던 겨울 보냈고

초록빛 봄날들도 보냈고

이젠, 갈색 이파리 앞세우고 빨아갈 열매를 내세우며

그간 너의 일초일분까지도 모두 내게 전달하려한다

충격이다

미안하고. 그리고 고맙고 그리고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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