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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쓰레기통, 어떻게 비우는가〉

외로운 사람들의 자기화 사고법 7화

by 너라서러키 혜랑


감정은 결코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감정은 버려야 할 것이 아니라,
읽혀야 할 것이다.”
— 아드리아나 치그
우리는 흔히 감정을 ‘비워야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감정은 쓰레기가 아니다.
해석되지 못한 감정만이 쓰레기처럼 쌓일 뿐이다.
오늘 나는 그 사실을 뼈처럼 느꼈다.


1. 단어 하나가 내 마음을 뒤흔든 날
나는 종종 가수면 상태에서 짧은 꿈을 꾼다.
외롭고 불안하고 조급했던 날들의 감정이
어떤 신호처럼 꿈으로 번져오곤 한다.
며칠 전, 누군가의 입에서 나온 단어 하나가
내 가슴에 낯선 바늘처럼 날아와 꽂혔다.


“미저리.”


뜻도 모른 채
나는 그 단어를 가슴 깊숙이 몇 시간 동안 품고 있었다.
나중에서야 사전을 찾아보고,
그 의미가 순간적으로 나를 통과해 지나갔지만
가슴에 남은 잔향은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내게 물었다.
“왜 이 단어가 이렇게 오래 머무는 걸까?”
답은 의외로 조용했다.
그 말이 내 약함을 찔렀던 게 아니라,
내 안에 남아 있던 오래된 작은 상처를 깨웠기 때문이라는 걸.
그러니까,
그 사람의 말 때문이 아니라
내 안에 아직 치유되지 않은 틈이 있었던 것이다.




https://youtu.be/MzMzWnbuq8E




2. 감정 쓰레기통은 이렇게 차오른다
우리는 감정을 억누르면
없어진다고 착각하지만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
해석되지 않은 감정은 계속 쌓이고,
마침내 넘쳐흐르며 나를 흔든다.
감정 쓰레기통이 차는 메커니즘은 단순하다.
처리하지 않은 감정이 버려지지 않고 계속 남는다.
잊힌 줄 알았던 말·표정·상황이 도화선이 된다.
감정은 원형 그대로 튀어 올랐다가 더 크게 부풀어 오르며 돌아온다.
그래서 작은 말 한마디,
낯선 단어 하나가
가슴을 쿡 찌르며 과거의 상처를 깨울 수 있는 것이다.



3. 감정은 나를 무너뜨리기 위해 오지 않는다
어느 날 문득
나는 꿈속에서 토끼와 곰이 하얀 눈밭에서 나와 뛰노는 장면을 보았다.
그리고 계절이 바뀌듯
하얀 땅 위에 초록 싹이 돋는 장면도 함께 보았다.
잠에서 깨고 나서야 알았다.
그건 마음이 나에게 보낸 편지였다는 것을.
“괜찮아. 너 잘하고 있어.
계속 가자.”
감정은 나를 공격하기 위해 오는 것이 아니다.
감정은 언제나 나를 보호하기 위해 먼저 도착한다.
다만 내가 그 신호를 읽지 못했을 뿐이다.



4. 감정 쓰레기통을 비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
감정은 억누르면 쓰레기가 되지만,
읽어내면 메시지가 된다.
감정을 비우는 방법은 이렇게 네 단계다.


① 감정에 이름 붙이기
“나는 지금 무엇 때문에 흔들리는가?”
이름을 붙이는 순간 감정의 절반은 이미 정리된다.


② 소리 내어 말하기
“그 말이 나를 아프게 한 이유는…”
입 밖으로 나오면 감정의 힘은 40%가 내려간다.


③ 해석하기
“나는 약해서 흔들린 게 아니라,
내가 오래 참고 버텼기 때문에 상처의 잔향이 남아 있었던 거야.”
감정은 해석되는 순간 방향을 잃지 않는다.


④ 의식적으로 종료하기
“이 감정은 오늘로 정리한다.”
감정은 끝낼 줄 아는 사람에게서 가벼워진다.


5. 감정이 나를 배신하지 않는 이유
오늘 나는 아주 오래 걸린 깨달음을 얻었다.
감정은 단 한 번도 나를 배신한 적이 없다.
배신한 건 감정이 아니라
감정을 읽지 못했던 나였다.
감정은 늘 나를 보호하려고 신호를 보냈다.
단지 내가 그 신호를 듣지 않았을 뿐이다.


6. 오늘의 자기화 사고법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감정 쓰레기통을 비우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질문들.


〈감정 쓰레기 비우기 질문 10〉 by 너라서러키


지금 내 감정의 정확한 이름은 무엇인가?
이 감정이 머무는 신체 부위는 어디인가?
이 감정의 뿌리는 과거인가, 현재인가?
이 감정은 나를 보호하려는 신호인가?
내가 이 감정에서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 감정이 나에게 말하려는 문장은 무엇인가?
나는 지금 누구의 시선을 의식하고 있는가?
지금 이 감정이 없다면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오늘 이 감정을 어떻게 끝내고 싶은가?
이 감정을 내일도 가지고 있고 싶은가?





오늘의 한 줄 긍정


“감정은 버려야 할 쓰레기가 아니라, 나를 살리기 위한 신호다.”
마음 리벨런싱 코멘트
오늘 당신이 느낀 감정은
당신을 흔들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
당신을 지키기 위해 먼저 온 것이다.
그 신호를 읽는 순간,
당신은 더 이상 외롭지 않다.
당신은 당신 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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