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마음 있는 산책러<슬픈 마음 있는 사람>

새로운 길로의 산책은 곧 새로워지는 방식

by 꿈결

도서전에서 사인받으려고 팬심에 구매했다. 슬픈 마음 있는 사람 ♪ 교회에 다니거나 다녀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익숙할 찬송가 가사라서 사인받으면서 작가님한테 물어봤더니 그 찬송가 가사가 맞다고. 그리고 눈에 띈 것은 다름 아닌 책 표지 색상. 형광연두색 배경에 다양한 키링이 달린 큼직한 배낭이 한 면을 꽉 채우고 있다. 책 표지의 책 제목은 키링에 담겨 작게 새겨져 있고, 세네카에는 대빵만 하게 볼드한 폰트로 책 제목이 찍혀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책 표지와 제목을 봤을 때 어떤 내용인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아서 제일 먼저 책 제목의 단편 "슬픈 마음 있는 사람"부터 읽었다. 솔직히 모든 소설이 술술 읽히지는 않았다. 그런데 뭔가 멈칫 멈칫하면서도 계속 읽어나가게 하는 무언가가 나를 살살 어딘가로 데려다 놓았다. 그렇게 주인공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새로워지는 것만 같다. 어떤 방식으로든.


현실 세계의 밀접한 소재를 가지고 평범한 이야기가 전개되는 듯하면서 불쑥 시공간을 넘나들고 출근길을 바람 타고 날아버리고 저승길을 여행하는데. 불쑥 나타나는 비현실 소재가 낯설다기보단 그 안의 서사가 익숙한 나머지 그것조차도 그렇구나 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상황의 비현실성을 받아들이게 된다. 생각해 보면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많은 일이 매일 일어나는 세상인데, 말이 안 될 것도 없지 않은가 싶다. 그렇게 서로 다른 듯 비슷한 각 단편의 인물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자신의 삶에 주어진 다양한 사건 속에서 걷고 또 걷는다. 모두 가 걷는 길이 아닌 다른 골목으로 걷는 인물들. 그 걸음 끝엔 분명 달라져 있는 인물의 모습에 마음이 동한다.


최근에 읽고 있는 리베카솔닛-"걷기의 인문학"과도 연결 지어 생각하게 되는 단편 소설이다. 산책은 마음을 게워내기도 하고, 채우기도 하며 세상과 내가 물리적으로 접촉하게 되는 순간의 연속이니까. 발걸음을 따라 마음도 움직이게 되고, 고여있던 감정도 흘러 흘러 깨끗한 물처럼 온몸을 순환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슬픈 마음 있는 사람이 슬픈 마음을 읽고 또 잇게 되는 슬픈 마음 있는 산책러가 될 것이다.(정지혜평론가_해설 문장 인용)







keyword
작가의 이전글우리가 기댈 수 있는 것은 이해와 사랑 <여름의 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