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참새 산문
서글픔을 탁월함으로 수식할 수 있다면
그것이 서글픔이라도 탁월할 수 있다면
자의식을 수식하는 단어가 한없이 서글플지라도
인생의 한 꼭짓점에서 탁월하게 서글픈 자의식을 안고
힘차게 뛰어내릴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스럽나. 당신의 문장을 후루룩 삼켜대며
탁월하게 서글픈 맛을 나의 온 혀로 받아내고.
씁쓸하고 묘한 맛을 느끼며
작가는 용기 있게 자신의 서글픔을 풀어낸다.
용기 있다.
아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날것의 오직 나를 하얀 도마 위에 꺼내놓는 문장들.
나도 모르게 해방감이 들고
나 대신 이렇게 슬퍼해줘서 아니 내 안에도 있는 이런 종류의 슬픔을 이렇게나
탁월하게 표현해 줘서. 정말 정말 슬퍼해줘서
깨끗이 슬퍼해줘서 그것이 괴롭기도 했지만 한 편으론 개운했다.
고단한 나날들이겠지만
지루하다가도 욕망하는 우리의 나날과
또 떼어놓을 수 없는 문제적 사회와 나 그리고 큰 것을 말하는 동료를 향한 신기함과 죄책감
이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온갖 생각을 하다 결국 자고야 마는.
한 땀 한 땀 수놓은 책의 표지처럼
우리의 밤을 모아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어쩌면 한 송이의 장미 같을지도 모른다.
당신의 시를 모아 언제나 꺼내 읽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