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이스크림 사가도 돼요?"
"네가 먹고 싶으면 너의 용돈으로 사 와"
"엄마 제 용돈은 3000원밖에 없어요. 엄마가 사주세요"
"알았어. 너의 용돈 통장에 만원 넣어줄게. 오면서 만 원어치 사 와"
"엄마 2만 원어치 사면 안돼요?"
"왜 그렇게 많이 사? 조금만 사 와?"
"엄마 냉장고에 넣어두고 먹으면 되잖아요. 2만 원요?"
"안돼, 만 원?"
"엄마, 그럼 만 오천 원?"
"알았어. 지금 보낼게"
학원을 마치고 집에 오면서 작은 아들이 전화를 했습니다. 자기 용돈은 3000원밖에 없는데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다고 합니다. 엄마가 용돈 통장에 돈을 보내 달라는 전화입니다. 제가 쿨하게 보내줄 수도 있지만 요사이 돈을 너무 계획 없이 쓰는 것 같아 저도 짠돌이처럼 굴고 있습니다.
9월 용돈 받은 지 9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아들은 용돈이 3천 원 남았습니다. 아들의 한 달 용돈은 4만 원입니다. 아들은 지난주 토요일 친구들과 약속이 있다며 나가서는 3만 7천 원을 쓰고 돌아왔습니다. 아들의 용돈카드는 저의 체크카드인지라 사용할 때마다 저에게 문자가 도착합니다. 영화관에서 15000원, PC방에서 라면, 핫바 등 12000원, 식사비 10000원을 사용했습니다. PC방은 게임하러 가는 게 아니고 먹으러 가는 것 같습니다. 하루 만에 용돈을 탕진하고 말았습니다. 3천 원이 전 재산인 것이지요.
둘째가 아이스크림을 쪽쪽 빨아먹으며 말을 합니다.
"엄마, 저는 용돈이 너무 적은 것 같아요"
"엄마는 그렇게 생각을 안 하는데. 왜 그렇게 생각해?"
"제 친구들은 용돈이 10만 원이 다들 넘어요"
"고등학생인 형도 8만 원인데 너의 친구들이 너무 많이 쓰는 것 같은데"
"엄마, 제 용돈 좀 올려주세요?"
"그건 좀 어려운데. 너는 우리 집에서 전기도 가장 많이 사용하잖아"
"엄마, 그럼 제가 청소를 하면 용돈 올려주실래요?"
"그럼 청소기 돌리고 먼지청소포, 물걸레까지 할 수 있어? 청소는 매일 할 필요는 없고 엄마가 하라고 할 때만 하면 돼"
"엄마, 제가 청소랑 저녁 설거지까지 할게요. 2만 원 올려주세요?"
"오케이 청소랑 저녁 설거지!"
우리의 용돈 협상은 진행되었습니다. 6만 원에 청소와 저녁 설거지까지입니다. 최저시급이 있는데 너무 아들을 부려 먹는 것이 아닌가 찔리기도 합니다. 마냥 어리기만 하다고 생각했던 아들이 이렇게 자진해서 한다니 너무 놀랍기도 합니다.
외출했다 돌아오니 거실도 깨끗합니다. 저녁에 먹을 밥이 압력밥솥에서 끓고 있습니다. 아들이 밥도 앉혀 놓았나 봅니다. 저녁밥이 살짝 질었지만 맛있게 먹었습니다. 저녁 설거지도 아들이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이런 호사를 누리다니 정말 꿈만 같습니다. 오천 원 더 올려줄까요?
'아들, 너 덕분에 엄마가 호사를 누려요.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