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사랑

아빠의 도시락

by 슬기롭군

엄마는 군인이다. 오늘은 아이의 가을 현장체험학습 날이지만, 나는 도시락을 직접 싸주지 못했다. 대신 아빠가 그 역할을 기꺼이 맡아 주었다. 엄마의 빈자리를 느끼지 않게 하려는 듯, 남편은 전날부터 재료를 꼼꼼히 준비했다. 그리고 당일 새벽, 누구보다 먼저 일어나 정성껏 도시락을 만들었다. 아이가 좋아하는 음료수까지 챙겨 배웅을 마친 뒤, 완성된 도시락 사진을 보내왔다. 그 사진에는 “나 고생했으니 칭찬해줘~”라는 말이 담겨 있는 듯했다.

나는 마음속으로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래, 우리 남편. 내 몫까지 성실히 해줘서 고마워."

가을은 점점 쌀쌀해지고, 아이는 어느새 조금씩 자라간다. 오늘의 도시락에 담긴 따뜻한 마음을 아이가 오래 기억해주길 바란다. 그리고 언젠가 자신이 받은 사랑을 누군가에게 자연스럽게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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