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2.극초기 스타트업에서 PR을 시작하기 어려운 이유
홍보를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할 지 모르겠어요.
이제 막 창업을 하신 창업자나 초기 스타트업의 구성원들을 자주 만나는 편이다. 만나뵐 때 마다 듣는 질문 Best 3가 있는데, 그 중 가장 많은 질문이 바로 이거다.
그럴 때 마다 나의 대답은?
대표님, 어려운게 너무 당연해요.
정말 진짜 완전 처음으로 홍보라는 일을 우리회사에서 시작하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극초기 스타트업에서 홍보를 시작하는 일은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물론 당연히 초기 스타트업이 아닌 조직에서 하는 홍보가 어렵지 않다는 의미는 아니다. 초기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홍보 전문가가 매우 드물고, 처음 홍보 분야를 세팅하고 시작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는 공감대가 스타트업 업계에서도 크게 형성되어 있다는 의미다.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창업자인 피터 틸(Peter Thiel)의 저서 제로투원(Zero to One)의 제목인 ‘제로투원' 이라는 용어는 혁신의 속성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아주 좋은 표현이다. 0에서 10이나 100을 만드는 것보다 0에서 1을 창조해 내는 과정의 어려움이 잘 드러나는 용어이기도 하다. 초기 스타트업에서 진짜로 제일 처음 홍보를 시작하는 일 역시 제로투원인 것은 당연하다.
1. 우선 아무 것도 없다는 의미다.
2. 우리 회사가 말하는 '홍보'라는 분야의 정의 조차 내려져 있지 않다는 의미다.
3. 즉, 내 일에 대한 Job Description이 없다는 의미다.
4. 우리 회사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정리된 자료도 하나도 없을 때가 많다.
5. 당연히 회사 소개 자료, 미디어리스트, 그 외의 홍보를 하기 위한 기본적인 문서들도 하나도 없다.
이게 바로 스타트업에 합류한 대부분의 홍보 담당이 맞이하게 되는 ‘0’의 상황이다.
따라서 이 모든 일들에 있어 우선순위는 없다. 우리는 이 일들을 동시에 빠르게 해 나가야 한다. 물론 적은 인력과 자원으로 말이다. 0에서 1로 향해 달려야 하는 이 과정은 누구에게나 결코 쉬울 수는 없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는 모든 일이 예상과 달리 진행될 것이고, 매우 어려운 상황을 끊임없이 헤쳐 나가야 하는 도전의 과정이라는 것을 알고 달려야 한다.
얼마 전에 렌딧의 동료인 케이(Kay)가 내게 큰 깨달음을 주는 멋진 이야기를 해주었다.
꼬날! 사람들이 흔히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은 마라톤을 뛰는 것이라고 해요. 아주 긴 구간을 달리는 도전을 해야 한다는 거죠. 그런데 한가지 마라톤에 대해 잘못 생각하는 점이 있는 것 같아요. 마라톤이 천천히 오래 달리는 거라고만 생각하더라고요? 하지만 그렇지 않잖아요? 마라톤 선수들은 42.195km를 거의 시속 20km로 달리는 사람들이에요. 우리도 마찬가지죠. 우리가 지금 뛰고 있는 마라톤은 굉장히 빠르게 오래 달리는 거에요. 그래서 우리 페이스를 잘 알고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아무것도 없는 0의 상태에서 마라톤을 뛰고 있는 모든 스타트업의 홍보 담당자들에게 커다란 긍정의 에너지와 응원을 보낸다. || 꼬날의 좌충우돌 PR현장 이야기 <스타트업 홍보, 어떻게 스타트하지? EP2.>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