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P3.우리 회사에는 홍보라는 분야에 대한 정의도 아직 없어요
미나님, 저는 원래 회사에 광고 담당을 둘 생각은 있었지만 홍보담당을 뽑을
생각은 없었어요. 하지만 이렇게 만나게 되었고, 좋은 사람이 그 자리에 들어오면
좋은 일들이 생겨나고 돌아갈 것으로 생각합니다.
2005년 5월 첫눈에 홍보담당으로 입사할 때의 일이다. 그 이전 약 3개월 간 홍보대행사 OPQR(현 피알원)에서 첫눈 홍보대행을 하던 내게 함께 일해보자고 하시며 건내신 말씀이었다.
당시에는 이 말 속에 담긴 의미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내 그 말씀이 마음에 남아 있었던가 보다.오랫동안 이 이야기가 머리 속에 남아 계속 의미를 생각하곤 했다.
아아~~ 그 때 장대표님이 하신 말씀이 이런 이야기였구나~
2021년 9월 쯤인가? 갑자기 ‘아하~’ 하는 깨달음이 머리를 탁 치고 들어왔다. 넷플릭스의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가 출간한 규칙없음(No Rules, Rules)을 읽고 있던 때였다. 이 포스팅의 메인 이미지를 이 책의 표지로 삼은 이유다.
사실은 지금도 정확하게 이해한 것인지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아마도 이런 의미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정말 그랬다. 적어도 2005년 첫눈에 입사했던 이래로 18년이 지난 현재까지 일했던 어떤 스타트업에서도 나는 한 번도 업무에 대한 지시를 특별히 받아본 적은 없었다. 당연히 상사는 있었지만, 지시를 하고 보고를 받는 대상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구상하고 계획해 상사와 의논하고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과 맞추어 가며, 우리회사가 생각하는 홍보라는 업무에 대한 정의와 홍보 경험을 하나씩 축적해 나갔던 것이다.
업무 시간과 공간에 대한 자유도도 아주 높았다. 실제로 지금도 사무실 내부보다 외부에서 일하는 날이 더 많은 편이다. 미팅이 있는 곳으로 바로 출근해 카페에서 일하거나 공유 오피스 등에서 일하면서, 언론이나 업계의 많은 사람들과 자유롭게 네트워킹 한다. 워낙 미팅이 많은 편이라 이런 업무 공간의 자유로움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데 정말 큰 도움이 되는데, 이러한 업무의 형태도 첫눈에서부터 시작된 것이었다. 처음 이와 같은 근무 환경을 가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느꼈던 기분이 지금도 생생하다. ‘이건 도대체 무슨 천국이지? 그럼 이것도 해 보고 저것도 내 마음대로 시작해 봐도 되는건가?’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다음주 EP4에서는 렌딧 김성준 대표와 나눈 ‘왜 홍보담당을 그렇게 창업 극초기에 뽑았는지?’, 그리고 ‘스타트업이 홍보담당을 언제 뽑으면 좋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해 보려고 한다. || 꼬날의 좌충우돌 PR현장 이야기 <스타트업 홍보, 어떻게 스타트하지? EP3.>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