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사랑이라 알고 있었네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연재소설

by 구작

영하의 날씨에 네게 줄 꽃이 얼까봐

아기처럼 품에 안고 종종 걸음 걷던 마음을

사랑이라 알고 있었네


펑펑 내리는 눈에 너의 어깨가 젖을까봐

네게 우산을 기울이고

젖어드는 내 어깨에 울리는 그 떨림이

사랑이라 알고 있었네


그 작은 입에 생크림 케잌이 녹아들어가는 게 신기해

조물조물 움직이는 네 입만 바라봤어

입가에 묻은 하얀 생크림이 입술따라 움직이는데

그게 귀여워,

네가 알아차리지 못하고 계속 생크림이 들썩여줬으면 하는 소망이

사랑이라 알고 있었네


딸기는 세모진 끝이 제일 달다는 말에

꼭지를 따고 밑둥부터 먹게 돼

세모를 먹을까 말까 망설이는 이 마음이

사랑이라 알고 있었네


우리 만나고 나서 너의 카톡을 자꾸 열어봐

네 사진이, 상메가 뭐라 바뀔까 열고 또 열어봐

너의 작은 변화마저 놓치고 싶지 않은 이런 마음이

사랑이라 알고 있었네


그대의 사랑을 알려주세요

난 몰라도 너무 몰라




바빠지는 당신 따라 소식마저 뜸해져도

봄바람 따라 올 그대라는 걸 알기에

봄날의 고양이처럼 그리움을 뭉갠 내 노력도

사랑이라 알고 있었네


네 곁에서 피어난 불만을 고요한 내게 마구 던져도

가만 끄덕이고 맞장구 치며

불안한 내 마음을 참는 것이

사랑이라 알고 있었네


~싶다 ~싶다 바라는 게 많아져

네가 찾는 것들을 함께했어도 네 눈은 함께하지 않았지

내가 잘못 찾은 걸까 고민하던 내 마음도

사랑이라 알고 있었네


흐려지는 너의 대답이 안개처럼 무거워도

내가 더 쨍해지면 될 거라 생각했어

내가 더 잘 하면 우리는 좋아질 거라는 생각도

사랑이라 알고 있었네


안녕하며 돌아선 네 어깨가 작게 흔들리네

가는 길이 얼마나 쓸쓸할까

걱정되는 내 작은 마음마저

사랑이라 알고 있었네


그대의 사랑을 알려주세요

난 몰라도 너무 몰라

그대의 사랑을 알기엔 늦었어

부디 다시 알려주세요

다시 한번 배워볼 테니



사공 노래 '사랑이라 알고 있었네'를 모티브로 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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