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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꽃채운 Aug 06. 2024

어른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예술도 인생도 내 것인데, 종종 그 존재에 의문이 든다.

엄마가 항상 말한다. "너 혹시 덜 자랐니? 넌 아직도 아이 같다. "

나는 나이만 먹은 성인이지 어른이 못 된 것 같았다. 나이만 어른이고 내면은 아직도 아이 같아 그런 걸까? 어른이 된다는 게 뭔지 궁금했다. 글로 쓸 수 있게 정리가 되면 좋을 텐데. 나는 곁의 인생 선배들에게 물었다.


"어른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질문을 들은 상대는 머쓱하게 웃고는 답했다. "저도 아직 어른이 아닌 것 같아서. 어른이란 걸 찾아가는 중입니다." 아직 철부지라고, 철없는 아이로 살고 싶다고 하셨다. 자꾸만 뭔가를 해 내라는 부모님께 내 인생인데 내가 뭘 해야 하나요? 하고 말했다고 했다. 그 찰나에 대학에서 교수님이 하셨던 말씀이 겹쳐 들렸다. 이걸 이렇게 해도 되냐고 묻던 학생에게 벼락처럼 내리 꽂히던 교수님의 사자후.

"잘 들어, 예술은 당신 것이야!" 그 말을 들은 날은 잠을 못 이뤘다. 예술은 당신 거라던 말이 마음에 너무 크게 울려서. 예술도 인생도 내 것인데, 종종 그 존재에 대해 너무도 많은 의문이 드는 날이 있다.


어른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좋은 어른이란 어떤 건지에 대한 이야기로 흘렀다. 어른도 어려운데 '좋은'어른을 언어로 정의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누군가는 상대의 좋은 점을 찾아 줄 수 있는 사람을 좋은 어른이라 했다. 어떤 이는 다채롭고 유연한 사고방식을 가져서 세 살 아이와도 통하고 여든 살의 노인과도 통할 수 있는 자를 좋은 어른이라 했다. 또 다른 누군가는 나와 상대의 거리를 알고 그것을 지켜주는 것이 좋은 어른이라 말했다.


나는 흘러가는 대화를 듣다가 그 좋은 어른의 자질들이 여유에서 나온다고 생각했다. 물질적인 여유 같은 것이 아닌 인품의 여유 말이다. 산다는 것에, 삶에 있어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어른이 아닐까.

인품에 여유가 생긴다면 상대를 생각해 줄 수도, 타인의 실수를 너그러이 넘어가 줄 수도 있겠다. 여유가 있어야 사고도 유연해질 수 있고, 상대의 거리나 선 같은 것들도 인정해 줄 수 있을 거다.


나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 마음의 여유가 넘쳐 타인의 아픔도 돌아봐 줄 수 있는 어른이. 누군가의 실수를 눈 감아주고 어려운 이 품어줄 수 있는 너른 마음의 '어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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