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꽃채운 Oct 25. 2024

가을의 꽃말

어쩌면 기다림, 혹은 맞이할 희망


가을의 꽃말

    -꽃채운-


    나풀나풀 바람결에 춤 추는 코스모스

    그 살랑이는 몸짓에

    소녀의 순결이라는 꽃말이 붙여졌다지


    가을 들판에 바람이 일면

    연 분홍빛 물결 일렁이고 

    하얀 코스모스가 윤슬처럼 피어 반짝인다


    건너편 언덕에는 핑크뮬리가

    솜사탕처럼 사뿐히 얹혀있다

    수줍은 빛깔의 저 꽃말은 고백이라지


    모든 것이 저물어 가는 가을의 태양빛을

    누군가는 쓸쓸하다 하겠지만


    온통 분홍빛의 가을 속에서

    어쩌면 가을의 꽃말은

    기다림, 혹은 맞이할 희망이 아닐까 했다





오늘 아침에는 차정은 시인님의 토마토 컵라면 시집을 읽었습니다. 사계의 꽃집이라는 시에서 그러더군요. 


[청춘의 꽃말은 

아름답다고 하니까


여름의 꽃말은 지나간 청춘이니 말이야]


어느덧 푸르른 여름이 지나가고 낙엽이 지는 가을 속에 서 있습니다. 

문득 가을의 꽃말이 궁금해졌습니다. 가을에게도 꽃말을 지어주고 싶었습니다. 


가을에는 기다릴 일이 많더라구요. 

가을 단풍구경을 기다렸고,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도 기다려집니다. 

펑펑 쏟아질 눈 속에서 눈사람을 만들 기대에 부풀기도 합니다.


몇장 남지 않은 달력을 세며 신년을 기다렸죠.

정작 신년이 코 앞인 겨울에서는 조급함과 초조함에 해가 바뀌는 것이 부담스러웠습니다.

그러나 대비할 시간이 넉넉하다 생각되는 가을에는 설레는 마음만으로 신년을 기다립니다.


그런 의미에서 기다림, 혹은 맞이할 희망이라는 꽃말을 가을에게 지어줍니다. 


이전 10화 작가라는 직업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