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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니왕 Nov 04. 2024

달코 오빠 2화

야키와의 산책

 “여보세요..... 네.... 뭐라 합니까? 오늘저녁에도 괜찮을 거라 해서 집에 왔는데 병동 앞에 있을 때 가라 해놓고 10분 안에  어찌 가냐고 이 씨발놈들아~~~”     


 나는 광분했다.     

 아버지가 중환자실 병동에 입원해 있는 대학병원 간호사의 전화다.

 난분노가 썩여 울부짖기 시작하면서 서둘려 챙겼다.     

 “아아~~ 씨발~~ 아.. 버.. 지..”     


 3년 전 이맘때부터  일거다

 아버지가 대장암이라는 놈에게  이기려 애쓸 때였다.

 연세도 있고 의사는 매번 중환자실에 들어가는 아버지 힘들 수도 있다고, 그런데 아버지는 매번 힘을 내시고  퇴원을 하시고 했다.

 나는 오늘도 예전처럼 아버지는 퇴원하실 줄 알았다.     


 말해주고 싶었다.

 아버지는 까막눈이시다.

 글을  모르는 까막눈이  아니다.

 글보다, 말을 듣고 싶으신 거다.

 차마 말 못 했다.

 그렇게 아버지는 나의 목소리를 못 듣고 가셨다.     

엠버와 달코


 우리 오빠 달코 2화     

 

 "달코, 엠버 집 잘 보고 있어라. 할배가 돌아가셔서 내려간다. 싸우지 말고"

 

 주인아저씨는 우리 머리를 쓰다듬고는 급하게 간다.     

 

 “오빠야 근데 오빠야는 할배 봤나? 돌아가셨다는 할아버지?”

 “응. 내가 밑에 아파트 살 때 가끔 놀려와서 봤어.”

 

 달코 오빠는 원래 주인아저씨 누나집에서 살았다.

 거기는 아파트라는 곳이었다고 했다.

 나는 태어나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하루는 달코오빠가 나랑 밑에 펜션집 감자 아저씨랑 양파 아줌마를 앉혀 놓고 옛날 아파트 살 때 이야기를 해줬다.

 감자 아저씨랑 양파 아줌마는 부부다.

 달코 오빠하고는 동갑이다.

 친구다.     


 “내가 아파트 살 때는 이런 천 쪼가리 안 입었다. 적어도 꾸지 정도는 입었는데, 그리고 다리 아프다고 하면 유모차 타고 산책 가고 그랬는데.”

 “저 새끼 또 개구라 친다”

 

감자 아저씨는 맨날 달코 오빠말은 개구라 친다고 한다.

 

 “아~이 새끼는  말을 못 믿노? 내가 진짜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개 팔자는  모른다카더만, 내가 이렇게 촌동네에 살게 될지 누가 알아겠노?”

 

 나는 구찌가 뭔지? 유모차가 뭔지 모른다.

 그런데 달코 오빠 말은 다 사실 일거다.

 달코 오빠는 주인아저씨가 여기로 이사 오면서 주인아저씨가 입양해 왔다.

 말이 입양이지, 주인아저씨 누나가 강제로 맡긴 거다.

 버린 거나 다름없다.

 

 그걸 달코 오빠는 아는 듯했다.

 그때 나는 태어난 지 20일쯤 이곳으로 와서 달코 오빠를 만나게 된 거다.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달코 오빠는 그때부터 나를 엄청 아끼고 귀여워했다.

 달코 오빠는 한 번도 결혼한 적 없는 노총각이다.

 이제 아기는 못 낳는다고 했다.

 나도 애기는 못 낳는다고 한 거 들은 적이 있다.

 달코 오빠는 나에게는 아빠인 거다.

 달코 오빠 18번은 "내가 니를 업고 키웠다. 내한테 잘해라"이다.

 저작은 체구로 나를 업었단 말이지?

 그래도 작년까지는 믿었다.

 오빠는 힘이 세서 업었는지도 모른다 생각해서 믿고 있었다.

 이제는 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엠버

 

 달코 오빠는 푸들이다.

 나는 리트리버다.

 오빠는 내 몸 반 도 안된다.

 우리 동네에서 제일 작다.

 저기 옆 동네 똥식이 보다 작다.

 똥식이는 내 친구다.

 다리도 짧고, 똥식이의 조상이 누군지 아무도 모른다.

 아무튼 똥식이 보다 작다.     

 

 “달코, 엠버 똥 싸려 가자.”

 

 새벽부터 누가 깨운다.

 꼭대기 박 사장님 아저씨다.

 아마 주인아저씨가 부탁을 한 것 같다.

 아저씨의 손에 목줄을 채우고 나가는데 달코 오빠가 멈칫한다.

 달코 오빠의 꼬리에 힘이 들어가는 게 보인다.

 나는 달코 오빠의 시선을 따라 본다.

 

 대문에 묶인 야키 놈이 이빨을 보이며 으르렁 거리고 있다.

 나는 그 자리에서 발이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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