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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꾸니왕 Oct 28. 2024

달코 오빠 1화

상처

 “오빠야~ 어디가노? 주인아저씨한테 들키면 혼난디! 나가지 마라.”

 “조용히 해라. 가시나야! 내 금방 갔다 올게. 조용히 있으라.”

 달코 오빠는 테라스 문틈 사이로 빠져나간다.

 나는 발을 뻗어 테라스 위에 걸치고 달코 오빠가 어디로 가는지 쳐다본다.

 달코 오빠는 감자 오빠집으로 뛰어 내려간다.

 “감자야~내 따라 좀 가자!”

 “어디? 양파가 나가지 말라고 했는데!”

 “양파! 어디 갔는데?”

 “주인아저씨랑 산책하러 갔어. 빨리 갔다 오자! 근데 어디 가는데? 표정이 왜 그렇노? 어디 전쟁 나가나?”

 “그냥 좀 따라온나!”

 달코는 비장하게 걸음을 옮긴다.

 그 뒤를 감자는 졸졸 따라간다.

 “망고 행님~행님~”

 “누구야? 이 시간에?”

 망고는 늠름한 포스를 자랑하며 당당하게 걸어 나온다.

 “행님~전데예.. 달콘데예.”

 “어~달코가! 왜? 무슨 일 있나?”

 “안녕하세요?”

 “그래. 저기 감자 아니가?”

 “행님! 저 좀 도와주이소. 저 따라 좀 가 주세요.”

 “무슨 일이고? 어디를? 말을 해야 갈 거 아니가?”

 “행님. 그게....”     

 

 달코는 망고 형님과 감자한테 상황을 이야기 한다.

 이야기를 들은 둘은 표정이 안 좋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식으로 달코 뒤를 따라 올라간다.

 ‘그래도 뒤에 망고 행님하고 감자가 있으니 든든한다’ 달코는 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그래 죽기야 하겠나? 내가 불리하면 뒤에서 도와주겠지.’ 달코는 속으로 몇번을 마음잡는다.

 마음을 잡아도 짧은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거는 어쩔수 없는 것 같다.

 “야 이 쪽바리 새끼야! 어딨노? 나온나?”

 “어느 새끼가 남의 집에 와서 짖노? 죽고 싶나?”

 한쪽 구석에서 야키가 개껌을 씹으며 어슬렁거리며 나온다.

 “아놔~ 이 쪼깨만 새끼가 왜 또 와서 까불고 있노?”

 “시끄럽다! 야! 이 쪽바리 새끼야!”

 달코는 붕 날라서 야키의 귀를 물기 위해 점프를 한다.

 그러나 야키의 코앞에서 툭 떨어진다.

 다리가 짧은 거다.

 그 사이 야키는 긴 다리로 달코 싸대기를 날려버린다.

 달코는 한 대 맞고 다시 붕 날아간다.

 달코는 뒤를 쳐다보니 아무도없다.

 감자하고 망고 행님이 없는거다.

 “비겁한 새끼들” 달코는 혼자라는 걸 느끼고 이제 진짜 죽기 살기로 싸울 준비를 한다.

 다시 달코는 살금살금 야키 주변을 맴돈다.

 “덤벼봐라. 왜 겁먹었나?”

 “뭐라 하노? 이 쪽바리 새끼가! 니 죽고 내죽자.”

 달코는 빠르게 야키에 뛰어들어 야키의 오른쪽 다리를 물어버린다.

 방심한 탓에 물린 야키는 약간 당황한듯했으나, 다시 잽싸게 달코의 긴 귀를 물어버린다.

 달코는 ‘이제 죽는구나’ 그런 생각을 한다.

 집에 있는 엠버도 보고 싶고, 주인아저씨도 보고 싶고, 달코는 살아야겠다고 마음먹고 죽어라 짖었다.

 “이놈들! 이놈들이 왜이러노? 달코! 빨리 너그집 가!”

 그때 야키의 주인아저씨가 나와서 둘을 떼어놓는다.

 달코는 얼마나 빨리 뛰어왔는지 금새 집에 도착해서 테라스 문앞에서 쓰려졌다.

     


 

 우리 오빠 달코 1화     

 

 “오빠야! 일어나봐라, 왜이라노?”

 나는 울부짖었다.

 “왜이리 씨끄럽노! 엠버 조용히해!”

 내 울음소리가 씨끄러웠는지 주인아저씨는 밖으로 나와 본다.

 “멍!멍!멍!”

 “왜이라노 이새끼가?”

 “멍!멍~”

 테라스 문앞에 쭈그러진 달코 오빠를 본 주인아저씨는 문을 열어준다.

 “이 새끼 어디 또 도망가서 놀다 오는 거고?”

 문이 열리자 달코 오빠는 힘없이 집으로 들어 간다.

 “오빠야 괜찮나? 어디갔다왔노?”

 “니는 몰라도 된다.”

 “오빠야 귀에 피난다. 뭐고? 무슨 일이고? 주인아저씨 부를까?”

 “조용히 해라! 별일 아니다.”

 나는 오빠의 왼쪽 귀에 나는 피를 닦아주며 무슨일인지 몰라 그냥 조용히 오빠옆에 있었다.

 달코 오빠는 피곤했는지 곤히 잠이 들었다.

 

 “김 사장 있나?”

 나는 소리 나는 쪽을 쳐다본다.

 순간 야키가 보인다,

 숨이 막히기 시작하는 것 같다.

 무섭다.

 나도 모르게 오줌을 싸버렸다.

 처음 겪는 일이다.

 “누구 왔는데 그라노?”

 달코 오빠는 테라스 틈 사이로 큰 눈이 튀어나올 거 같이 쳐다 본다.

 “저 쪽바리 새끼가 왜 왔노?”

 달코 오빠는 싸울 기세로 이야기하지만 나는 봤다.

 달코 오빠의 다리가 덜덜 떨고 있는걸 봤다.

 “아이고! 박 사장님 산책 갑니까? 야키 안뇽 짜식 보면 볼수록 잘생겼네.”

 “산책은 무슨! 달코는 괜찮나?”

 “달코가 왜요? 잘 있는데.”

 “어제 우리 집까지 올라와서 야키랑 싸우고 갔다 아이가! 달코 저 조그마한 게 독하더라. 내가 야키가 짖어서 나가보니 야키 다리를 물고 안 떨어지더라고!”

 “그래요 하하하”

 “달코 괜찮나 좀 봐래이.”

 “네 올라가세요. 조만간 또 한잔합시데이.”

 그제야 주인아저씨는 오빠야 귀를 보고 빨간약을 발라준다.

 나는 살짝 문틈으로 본다.

 야키 저 나쁜 새끼 왼쪽 다리에 붕대가 감겨있었다.

 순간 눈물이 핑 돌았다.

 생각하기도 싫은 그 날의 복수를 하려 오빠는 뛰쳐 나간 거다.

엠버

 

 그날도 변함없이 억수로 더운 날이었다.

 주인아저씨는 신났는지 오빠랑 나를 데리고 야키 오빠 집으로 간다.

 술 먹을 생각하니깐 신났나 보다.

 나도 그때까지는 고기 먹을 생각에 신이 났다.

 달코 오빠랑 같이 다니는 것도 좋고, 고기도 먹을 수 있다.

 “오빠는 안 좋나? 야키 오빠 집 가는데?”

 “좋기는 그 새끼 조심해! 전에 베리도 물고, 껌도 뺏아가고 동네 양아치 새끼다.”

 “뭐 무슨 일 있겠나?”

 우와 여기는 엄청 시원하다.

 꼭대기 집이라 기온 차이가 크다

 “오빠야~ 야키 오빠 집은 엄청 시원하네! 그쟈?”

 “몰라!”

 오빠는 왜 그렇게 심통이 났는지 무뚝뚝하게 답을 했다.

 오빠는 저쪽 구석에 나는 입구 쪽에 묶어두고 주인아저씨는 들어가 버린다.

 매몰차게 들어간 주인아저씨는 양손에 큰 뼈다귀 2개를 들고나온다.

 달코 오빠 한 개 주고, 내 한 개 준다.

 뼈다귀가 억수로 크다.

 나는 너무 좋았다.

 그런데 달코 오빠는 힘들어 보였다.

 뼈다귀가 달코 오빠 얼굴만 했다.

 그걸 뜯어먹으려고 온갖 힘을 쓰는 모습이 너무 귀여워서 멍하게 쳐다보니, 달코 오빠도 민망하고 쪽팔리는지 뼈다귀를 내려놓는다.

 내가 가까이 있으면 이빨로 뭉개서 줄 건데......

 “오빠야 어쩌노? 내가 주인아저씨 불려줄까? 못 먹겠나?”

 “됐다. 니나 마니 묵어라!”

 그러더니 삐졌는지 꼬리를 축 늘어트린채 고개를 숙인다.

 맛있다.

 달코 오빠도 잊은채 무슨 뼈지 이런저런 생각 하며 먹었다.

 

 “이 새끼야! 안가나! 엠버야 피해라!”

 갑자기 달코 오빠가 울부짖는다.

 뭔가가 어두운 그림자가 오는 걸 느낀다.

 피할 시간도 주지 않은 채 무언가 나를 덮친다.

 “뭐지! 뭐야”

 나는 놀라서 뿌리쳐내려 해도 목줄이 묶여있어 꼼짝할 수가 없었다.

 “야 이 새끼야 그 애는 아직 아기다. 덩치는 커도 이제 1살이다. 꺼지라고 이 새끼야!”

 달코 오빠의 울부짖는 소리가 점점 약하게 들린다.

 보이지는 않지만 아마 울고 있는 것 같다.

 “니가 무슨 상관이고, 친동생도 아니잖아!”

 야키가 악마처럼 웃으며 달코 오빠한테 비아냥거리며 나를 더욱 거세게 누른다.

 “너무 아파! 하지마! 하지 말라고 제발! 흐흐”

 나는 발버둥을 쳤다.

 그럴수록 더욱 거칠게 나를 누른다.

 너무 아파서 더는 저항을 못 했다.

 아파서 축 늘어져 떨어져 나가기만 기다린다.

 달코 오빠를 쳐다본다.

 달코 오빠는 울고있었다.

 달코 오빠는 입을 다문 채 목소리도 안 나오는지 말도 못한 채

고개를 돌려버린다.

 다리에 힘이 풀려 푹 주저앉아버렸다.

 너무 아프다.

 “엠버야 정신차려라. 괜찮나. 일어나라.”

 달코 오빠가 겨우 지어 짜내는 목소리로 나를 부른다.

 “오빠야~너무 아프다!”

 나는 눈을 감았다.

 그날 이후 달코 오빠는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내 눈치만 보고 아무 말이 없었다.

 달코 오빠는 그렇게 테라스 문이 살짝 열리기만 기다렸던 거다.          

 



 “엠버야! 조용히 있어 봐! 주인아저씨 우는 것 같은데? 누가 죽었나? 전화로 욕하고 그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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