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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여름

by 푸른새벽

*여름: 낮이 길고 더운 계절로, 달로는 6~8월, 절기(節氣)로는 입하부터 입추 전까지를 일컬음.

=> 열매를 맺는다는 뜻을 가진 자동사 ‘열다’의 동명사형 ‘열음’이 ‘여름’으로 변한 것!



좀처럼 식을 것 같지 않던 열기의 틈새로 가을 기운이 미묘하게 파고들기 시작한 요즘

여름색은 한결 선명하고 짙은 농도로 뻗치고 매미들의 아우성은 더욱 요란하다.


좋아하는 계절로 '여름'을 선뜻 꼽진 않지만

'여름'이 선사하는 찬란하고 무성한 장면들 앞에서 마음이 환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무더움을 통과해야 비로소 만날 수 있는, 여름이라야 가능한 풍경들이 있으니 이 시절을 기꺼이 견디고 즐길수 밖에.





올해 여름 초입 광화문에 나갔다가 마주한 글귀가 한동안 머릿속에 자꾸 맴돌았다.


"여름은 동사의 계절

뻗고, 자라고, 흐르고, 번지고, 솟는다."


이재무 시인의 <나는 여름이 좋다>라는 시에 나오는 문장이다.

시인이 나열한 동사에 이어 여름에 걸치기 좋은 동사들을 좀 더 얹어본다.

물들다, 차오르다, 치닫다, 무르익다, 영글다, 여물다, 채우다, 타오르다. 번성하다......


여름이란 그 자체로 충만하고 치열하며 역동적인 계절인 거다.

세로로 솟고 가로로 둥글게 퍼지며 안으로는 영그는 계절

세상의 모든 것이 자라고 무르익는 여름 안에서

한 뼘 더 성장하는 시간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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