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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랙홀 May 10. 2022

그리움

아이

있어도 없는 듯

없어도 있는 듯

가슴 한편에

숨어 있는 그 말

엄마~


따스한 밥 한 끼

깨끗한 옷 한번

뽀송한 잠 자리

뭐 하나 해준 게 없구나.



아이

스물여덟 해 동안

십 년도 함께하지 못한

우리는 평행선


살아서 애틋하고

못 만나서 그립지만

함께 만나 회포 풀며


한 세상 아래

한숨 추스를 날

함께하자꾸나

머지않은 날에



(해설)


내게도 아픈 손가락이 있다.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더 아픈 손가락은 있다.


늦둥이로 낳아서

엄마 손 필요할 땐

일 한다는 핑계로

잘 때 집을 나서고

잠들었을 때 집에 돌아왔다.


사춘기로 힘들어할 때도

사춘기인 줄 몰랐고

고통으로 아파할 때도

아파하는 줄 몰랐다.


엄마라는 이름으로

엄마라는 자리를 찾으려지만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물과 기름처럼 겉돌기만  뿐.


인생에는 꼭 필요한 시기가 있음을

헤아리지 못한 죄로

오늘도 밤잠을 설치고 있다.

마로 해 준 게 없어서

엄마인 게 너무도 미안해서.


한 지붕에서

밥상을 마주할 그날을

숨 죽여 기다리며


얼굴이 잊힐까 봐

가슴 졸이면서도

영상통화조차 못 하고 있다.


주책없는 눈물로

가슴 아파할까 봐


스물여덟이지만

열 살 때 그 모습 그때의 아이로

기억에 남아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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