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동안 사람에겐 세 번의 기회와 세 번의 위기가 온다는 말은 인생을 육십으로 정해놓고 한 어른들의 말씀인 것 같다.
한 달 동안에도 숱한 기회가 찾아오고 지나가지만 평범한 인간들은 그걸 잡지 못하고, 되돌아서야 아! 그게 기회였구나. 하고 느끼니...
내 인생에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지금은 부동산푸어에서 탈출하는 건데 그게 쉽지가 않다.
정년을 12년이나 남겨두고 퇴직을 한건 부동산업에 올인하고 싶어서였지만 그 선택이 날 옥죌 줄은 정말 몰랐다.
살인을 해도 과실치사라면 7년이 안되고 사기를 쳐도 통상 5년 안짝인데, 살아온 전 기간의 7%란 시간을 꼼짝달싹못하고 하릴없이 보내고 있으니 말이다.
돈만 있으면 뭐든 해결할 수 있다는 객기에 신은 호된 벌을 내렸고 슬프지만 그도 성에 안 차는지 아예 버린 것 같다.
손댄 족족 사양길이라 갖고 있는 것조차 버겁기만 하다. 하지만 이 사안이 비단 나한테만 벌어지지 않는 대중적인 상황이라 그게 더 두렵고 힘들다.
일반인들이 수익을 얻기 위한 부동산투자는 끝났고 이젠 답클래스들만을 위한 잔치가 이미 시작되었으니 말이다.
주거용 하나만 갖고도 정년까지 다람쥐쳇바퀴 같은 길을 30년 이상 묵묵히 걸어온 동기들이 부럽기만 하다.
연금 받아가며 동남아에 가서 한국어를 가르친다더니 이젠 여행하는데 맛을 들였단다. 아예 한국엔 돌아올 생각을 않는 그들의 삶이 내 찐 로망이었는데...
시어머니와 남편에게 과분하게 받은 것들은 자식들이 성장하면 그들에게 넘겨주는 것이 당연한 도리라고 믿는 586세대라서 욕심을 낸 것이 후회스럽다.
수익을 내기 위한 착한 임대인도 어렵기만 하고 공실을 없애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은 더 어렵기만 하다. 그뿐인가! 매매는 임자가 있어야 한다니 대한민국 천지에 임자는 한 명이란 얘기라 슬프기까지 하다.
부동산중개인들은 급하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모든 것은 때가 있다니 기다리라고만 한다. 얼마나 더 기다리라는 건지 화가 치밀 때도 있지만 직거래로 할 능력은 없으니 그 말을 따를 수밖에.
쭉쭉 성장기라서 돈만 대면 덩달아 꽁으로 떼돈을 벌던 찬란했던 시대는 지났다.
대학을 졸업해도 백수에 외톨이로 지내는 젊은이들만 봐도 이 시대가 얼마나 암울하고 미래가 얼마나 고달플지 상상이 간다.
우리의 환상이던 꿈의 나라 미국이, 빈민촌을 맴도는 백성이 늘어나고 노숙자들이 넘쳐나는 것을 보면 내가 왜 슬플까?
도대체 이 혼돈의 시대는 언제 끝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