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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첫매듭 Aug 27. 2023

생명이 잉태하고 소멸하듯이

'아주 조금 울었다.' 中

고양이는 알아듣는 것처럼 야옹거렸지만,

그 버릇은 좀처럼 고쳐지지 않았다.

그러다 고양이가 사고로 갑자기 그녀 곁을 떠났을 때였다.

어느 밤 그녀는 책상다리에 남은

까슬까슬한 감촉을 느끼고는 마음이 쓸쓸해졌다.


소파에도, 침대에도, 방바닥에도

온통 고양이가 만든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그녀는 고양이처럼 웅크리고, 울었다.


살아있는 것들은 흔적을 남기고 간다.

어떤 것들은 상처가 되고, 어떤 것들은 추억이 된다. (P.18)



엄마도 누군가를 잃어 본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 순간, 그저 울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

위로의 말이 위로가 안 된다는 걸 안 거지.

엄마는 이모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마음으로 울기도 했겠지만,

자신의 아픔이 생각나서 더 오래, 많이, 울었을 거야.


세상에는 그런 일들이 있어.

엇비슷한 경험도 해 본 적이 없는 일들.

그래서 짐작은 하지만 완전히 공감할 수 없는 일들.

얼마나 슬플까, 얼마나 아플까, 느끼려고 노력할 뿐이지.

본인이 겪어 보기 전까지는 전혀, 똑같이 알 수 없는 일들.


우리는 우리가 겪어 본 만큼

더 많이 이해하고, 더 많이 아파하고, 더 많이 슬퍼하게 되니까.


그래서 아무 말 없이 오래 같이 우는 사람은

아마도 비슷한 아픔이 있는 사람들일 거야.(P.33)



사랑하는 사람을 잃어버리는 순간,

우리의 영혼에는 커다란 구멍이 생긴다.

평생 메워지지 않는 이 구멍에는

'상실의 아픔'과 '애틋한 그리움'이

조용히 머문다.


누군가 떠난 후,

남아있는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너무나도 명백한 한 가지 사실 때문이다.


그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것.(P.39)



생(生)은 유한하기에 소중하고 값지다.


하물며 자신과 연관이 되어있을 때 얼마나 아프고 슬플지,

아마 상실의 깨닫게 되는 순간은 바다보다 더 깊은 슬픔에 잠기지 않을까.


수많은 세월이 흘러도 아물지 못하는 상처가 될지도 모르기에,

그렇기에 생을 사는 동안 두려움 없이 최선을 다하자.


생(生)의 순간은 생각보다 짧기에.


오늘도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대의 하루 하루를 그대의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라. —호라티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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