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클랑 Nov 05. 2022

독일인들에게 봄이란?  

지독한 독일의 겨울 



날이 추워지고 있다. 

2013년 이후로 10년 만에 나는 한국의 겨울을 제대로 맛보게 되었다. 

한국의 칼바람이 어렴풋이 기억이 나다가도 

볼때기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그 추위가 조금은 겁이 난다. 






올해 9월 한국은 생각보다 더웠지만

독일은 늘 그랬던 대로 추워지기 시작했다. 


완연한 가을 



몇 년 전 그냥 길가에 흔한 낙엽 

 




계절이 바뀔 때 독일을 정말 비가 많이 온다. 

겨울에서 봄이 오는 3-4월,

여름에서 겨울이 되어가는 10-11월


비바람이 치기도 하고

하루에 번개에 천둥에 우박에 

몇 번씩 날씨가 오락가락하기도 한다.




한창 겨울인 1월과 2월은 특히나 해가 잘 나지 않는다. 

유독 겨울이 길게 느껴졌던 몇 년 전 2월엔

일조량이 한 달 중 5일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한국 같은 칼바람은 아니지만

습도가 높아서 옷을 파고들다 못해 뼛속까지 파고드는 것 같은 추위.

그런 추위가 독일의 추위이다. 


이런 추위 속에 일조량마저 적으니,

위대한 철학자들을 많이 배출한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오죽했으면 슈베르트는 봄을 그립다 못해 신봉했을까. 




https://youtu.be/q9 zsIcYyjxY

Frühling은 봄, Glaube는 신앙적인 믿음을 뜻한다. 



https://youtu.be/igBBHaKfszk

슈베르트의 겨울나그네 중 '봄 꿈' - 오죽하면 꿈속에 꽃이 나오고, 푸른 들이 나올까  








일조량이 아주 적은 겨울을 몇 년 동안 겪다 보니,

나도 날이 추워지면 벌써 봄이 그리워지는 버릇이 생겼다. 

'이제 겨울이 시작되는데 봄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하고 말이다. 


지겨운 겨울을 견디기 위해서일까. 

그래서 크리스마스 마켓이 유명한 거 같기도 하다.

가톨릭 주들은 사순절 전에 카니발 행사도 있다. (주로 2월이나 3월)

(우리나라로 치면 도 단위의 행정구역, 주마다 가톨릭과 개신교 기념일을 공휴일로 지정해놨다.)  



이런 낙이라도 있어야 춥고 지독한 독일의 어둠을 견디나 보다. 


  


독일 도르트문트 시내에 있는 크리스마스트리 





가만히 생각해보니, 

독일인들에게 봄은 부활인 것 같다. 

부활절도 명절처럼 생각하는 걸 보면



오랜만에 보내는 한국의 겨울. 

나는 무엇을 낙으로 삼으면 될까? 

뜨끈한 김치찌개? 





매거진의 이전글 살아 있다는 것의 의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