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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리 Aug 17. 2023

46. 정말 ‘괜찮다’고 느낀 적은 많지 않다

명상과 나 자신 매뉴얼

생각해 보면 내가 나에게 괜찮다고 말하고, 단지 말뿐이 아닌 정말로 그렇게 느낀 적은 살면서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고양이 기지개 자세 변형

살아오면서 나의 호불호나 몇 가지 경향성 이외에 정작 중요한 것들은 알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이 몸과 마음, 이 섬세하고도 거친 신경 체계와 여러 조직들, 눈에 보이는 요소와 보이지 않는 것들의 결합체를 대체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매뉴얼을 배운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존재의 본질이 무엇인지, 나-라는 배를 어떻게 하면 제대로 운용할 수 있는지, 어디부터 어디까지 나아가야 하는지는 항상 메아리 없는 질문으로만 남아있었다. 아마도 그런 근원적 갈증이 나를 명상으로 다시 돌아오게 했는지 모른다.

명상을 마치고 나니 밤이 꽤 깊었지만, 휴일이 끝나고 내일부터 또 일하러 가는 날이지만 괜찮다. 생각해 보면 내가 나에게 괜찮다고 말하고, 단지 말뿐이 아닌 정말로 그렇게 느낀 적은 살면서 그렇게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오늘 저녁을 좀 과하게 먹었는지 나른해서 숨에 집중이 최상으로 되진 않았으나 그것마저도 괜찮다. 직장 다니던 시절 호박죽을 먹어도 소화시키기가 힘들어 괴로워하던 걸 회상해 보면 지금 배가 부른 상태 정도는 그냥 고마울 따름이다. 나는 지금 이렇게 느낀다. 정말 ‘괜찮다’고. 세상 강력한 갑옷을 두른 느낌이다. 그리고 이 갑옷은 아주 말랑말랑하고 부드럽고 물처럼 흘러간다.


**9분 명상 in 파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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