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전에 요가를 하면서 살라바 아사나(영화 '올드 보이'에 나오는 바로 그 메뚜기 자세)와 푸르나 살라바를 했더니 엉덩이에 근육통이 왔다. 이 자세를 워낙 오랜만에 한 탓도 있지만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아마 요가하기 전에 마사지 기구로 척주 기립근과 천골 주변 근육을 풀어주어서 이완이 되어있었던 게 주요원인인 듯하다. 또 하나는 매일 주로 파드마 아사나로 앉아서 명상을 하는 일이 일상이 되면서 대둔근, 중둔근 등 엉덩이 근육과 다리 근육이 늘어난 상태가 익숙해진 탓일 것이다.
요가 수업을 하면서 둔근이나 햄스트링 등을 단련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명상 시 좌법으로 이완된 만큼을 상쇄하면서 푸르나 살라바를 가볍게 할 정도로 강화하지는 못했나 보다. 그래도 머리서기와 어깨서기, 플랭크와 그 변형 자세들, 메뚜기 자세 등등을 용케 잘 마치고 나니 척추 마디마디 신경 통로가 활성화되는 게 느껴지면서 개운했다.
요가를 마치고 눈을 감고 자리에 앉자 둔근에 전해지는 근육통 덕분에 몸에 대한 알아차림과 함께 하는 명상 시간이 되었다. 마냥 졸리거나 복잡한 생각 속을 거니는 것보단 좋은 명상 동료라고 느껴졌다.
그래, 동료. 나는 나의 좋은 동료가 되고 싶다. 이제까지 살면서 스스로에게 어떻게 대했나 생각해 보면 별로 친절하지 못했던 것 같다. 아프거나 힘들 때면 그걸 감추거나 왜 이 모양이냐며 탓하기 바빴다. 그런 나를, 때로는 여러 가지 고통의 매개체가 되고 종종 불만족스러운 이 몸을 다정하게 동료라고 불러본다. 고마움을 전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