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경리 Apr 05. 2023

32. 나의 호흡과 지구의 호흡

명상과 지구

만일 지구가 생명체라면 식물들은 '폐'이다. 지구의 공기와 물은 몸속 산소이고 혈액이다.

아쉬와 산찰라나 아사나 자화상

오늘 호흡 명상을 하며 이 지구는 지금 '숨'을 제대로 쉬고 있나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점점 이상하게 변해가는 날씨를 보면 전혀 그렇지 못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지구온난화로 인하여 지구 대기 활동의 주요하고 큰 흐름, 그러니까 숨과 같은 ‘제트 기류’가 약해진 탓에 북쪽에 갇혀 있던 매서운 찬 공기가 그대로 중위도에 위치한 우리나라와 미국으로 내려오고 있었다. 2022년 우리나라에서 구글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가 '기후 변화'라던데, 그도 그럴 것이 요즘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상 이변 현상들은 무서울 정도이다. 초등학교 때 환경 글짓기 대회에서 '이렇게 아무리 환경을 살려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써도 막상 실생활에서 실천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라는 식의 단호한 논조로 글을 썼던 기억이 난다. 이후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생활 속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소소하게 실천해 왔다. 예를 들면 텀블러와 접이식 장바구니를 늘 챙겨 다니고 중학교 때 산 옷들도 아직 입는다. 페트병 사용을 줄이고 전기 에너지를 절감하는 친환경 주전자형 정수기(브*타)를 쓴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뚜벅이이며 사막에 나무를 심으러 갔었다.

그러나 요즘의 상황을 보면 뭔가 더 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 세계의 온갖 환경 보호 단체들과 깨어 있는 사람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구의 상태는 급속도로 악화되는 것이 보인다. 지난 2022년 크리스마스 무렵, 미국 뉴욕을 비롯 중서부 몇몇 주에 '폭탄 사이클론'이라는 거센 눈폭풍이 불어 닥치고 최저 기온이 영하 48도까지 떨어져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했다는 뉴스를 보았다. 비슷한 시기에 일본에 2미터의 기록적인 폭설이 왔고, 제주도 역시 폭설로 인해 한동안 공항이 폐쇄되었다. 반면 유럽은 영상 25도까지 기온이 오르는 등 겨울답지 않은 이상 고온 현상으로 인해 자연 스키장으로 유명한 몇몇 산지에서 전혀 눈을 찾아볼 수 없다고 다. 그리고 작년에 본 몇 가지 다큐와 뉴스에 의하면 자연 순환계의 핵심과도 같은 '벌'과 '새'들이 눈에 띄게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문득 지구가 탄생하고 가장 먼저 생겨난 식물들, 나무들은 이 행성의 앞날을 알 수 있을까 궁금하다. 만일 지구가 생명체라면 식물들은 '폐'이다. 지구의 공기와 물은 몸속 산소이고 혈액이다. 식물들은 물 밑에서 그리고 땅 위에서 끊임없이 정화 작용을 하며 지구의 대기와 토양, 수질을 살리고 있는데, 요즘에는 그 속도가 환경오염이라는 병이 진행되는 속도를 따라가기 어려운 것처럼 느껴진다.

병의 원인을 제공한 인간이라는 개체 중 하나로서 괴로운 마음이다. 원인 제공자가 책임을 져야 하는 게 순리인데 우리는 과연 지구가 한계에 이르기 전까지 그 책임을 다 해서 우리 자신과 자연을, 함께 고통받고 있는 애먼 동식물들을 살릴 수 있을까. 그 답은 알 수 없지만 살아있는 동안은 최선을 다해야 할 것 같다. 지구가 계속 숨 쉴 수 있도록.


**10분 명상 in 파드마

#명상83일째

이전 21화 25. 나는 알고 보니 소라게와 닮았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