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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다 김 May 06. 2018

미국 요가 선생의 따뜻한 이야기

내 삶의 목적이 뭘까요?

시애틀 북쪽에 매우 친한국적인 린우드(Lynnwood)라는 도시가 있다. 여기에 우리 삶에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한국 마켓, 식당, 미장원, 학원, 카센터 등 한국어가 자유로운 가게들이 있고, 미국 영화관에서 한국영화 상영도 종종 있어서 한국 사람들이 살기에 아주 편리한 도시이다. 이 도시는 2016년에 한국의 담양과 자매결연을 맺었고 담양시에서 대나무를 보내줘서 린우드 시청에 심어져 있기도 하다. 이번 주 5월 2일부터 열리고 있는 담양 대나무 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린우드 시에서 시장을 비롯하여 13명이 현재 한국을 방문 중이다. 


나는 이 린우드 시(Lynnwood City)의 부속기관으로 있는 린우드 시니어 센터(Lynnwood Senior Center)에서 5년 전부터 퇴직한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요가를 가르치고 있다. 내가 린우드 시니어 센터에서 요가를 가르치게 된 계기가 참 재미있어서 잠깐 나누고자 한다.  그때 당시 나는 린우드에서 가까이 살고 있었으므로 린우드 도서관을 자주 이용했었다. 언제나 게시판에는 한 달 동안 도서관에서 있을 이벤트나 프로그램들의 포스터가 빽빽하게 붙어있었는데, 나는 도서관을 갈 때마다 그 포스터들을 관심 있게 훑어보곤 했었다. 그런데 문득 어느 날은 내가 그 포스터 프로그램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맘이 들었다. 그래서 안내 데스크에 가서 어떻게 하면 내가 여기서 이벤트를 할 수 있는지를 물었더니 이벤트 계획서를 작성해서 제출하면 내용이 적합한지를 검토한 후 결정해서 통보해 준다 한다. 집에 와서 지원서를 읽어보니 이벤트의 목적, 시간,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지, 얻어지는 결과가 무엇인지 등을 자세하게 적도록 되어 있었다. 특별한 이벤트를 하는 것이니 만큼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오게 하기 위해선 뭔가 기존의 요가와 차별되어야 함이 마땅하였다. 여러 궁리 끝에 내가 잘하는 것 중의 하나가 크게 잘 웃는 것이니 웃음요가(Laughter Yoga)를 해보자 결정하고 "웃음 요가 계획서"를 써서 제출하였다. 열흘 후에 허락되었다는 이메일이 날아왔고  한 달 후에 도서관 미팅 룸(Meeting Room)에서 웃음요가(Laughter Yoga) 이벤트를 갖게 되었다. 

도서관 미팅 룸에서 웃음요가가 있다고 광고하고 있음.  지금보니 공짜임을 엄청 강조하고 있군....



한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웃음요가가 병원에서 환자들을 대상으로 혹은 일반 모든 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수련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여기 시애틀에서는" 웃음요가"라 하니 너무 생소해서 흥미를 끌었는지 남녀노소, 백인, 흑인, 히스패닉, 아시안 등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였다. 그래서 의자에 앉아 30분 정도 요가(Chair Yoga)를 해서 몸과 마음을 느슨하게 푼 후에 두 사람씩 마주 앉아 손뼉도 치고, 소리도 지르고, 동요도 부르고 하면서 웃고 웃고 또 웃는 시간을 가졌다. 처음에는 서먹해서 잘 웃지 못하던 사람들이 시간이 지나자 내가 하라는 대로 따라 하면서 그냥 마구 웃기 시작하였다. 얼굴색이 다르고 문화가 달라도 웃는 소리는 똑같았다. 나중에는 웃음이 웃음을 부르고 옆사람에게 전염이 되면서 정말 실컷  풋하하하하~~ 우헤헤헤헤~~낄낄낄낄~~ 끄끄끄끄~~ 서로 악수하면서 웃고, 부둥켜안고 웃고, 멕시코 여자의 마스카라가 번져 너구리 눈이 된 것을 보고 한 번 더 웃은 뒤에 수업이 끝났다. 


그리고 며칠 후에 그때 수업에 참여했던 자넷(Janet)으로부터 이메일을 받았다. 자넷은 웃음요가 수업이 너무 신선하고 좋아서 수업이 끝나자마자 자기 친구들과 함께 자신이 회원으로 있는 린우드 시니어센터로 가서 매니저를 만나서 내 얘기를 했다 한다. 덧붙이기를 내가 시니어 센터에서 가르칠 의향이 있으면 조만간 매니저로부터 이메일이 올 테니 서로 얘기를 잘 해서 꼭 수업을 오픈해 달라는 부탁 내용이었다. 사실 나는 몇 달 전에 시니어 센터에 들러 수업을 오픈하고 싶다고 말했는데 이미 강사가 꽉 차서 더 이상 수업을 오픈할 수 없다는 부정적 얘기를 들은 터라 내 수업을 오픈할 것이라는 기대가 전혀 없었다. 


자넷(Janet)의 말대로 이틀 후에 강사가 더 이상 필요치 않다고 거절했던 매니저로부터 수업에 대해 상의를 하고 싶으니 자신의 오피스를 방문해 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이 왔다. 다시 찾아 간 오피스에서 매니저는 전과 다르게 아주 친절하였는데 " 리다, 지난번에 자넷과 친구들이 나에게 와서 네 수업을 오픈해 달라고 간절히 부탁을 하고 갔다. 그래서 린우드 시청과 상의 끝에 네 수업을 오픈하기로 결정했다. 여기 시니어 센터에 오는 사람들 중에는 외로움, 우울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네가 웃음요가로 좀 도와주면 좋겠다." 면서 나에게 부탁을 하는 것이었다. 아름답고 환상적인 시애틀의 봄과 여름을 보내고, 숨이 막힐 것 같은 화려한 가을 단풍이 한창이면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약 6개월 동안 거의 매일 비가 오니 시애틀에 우울증 환자가 타주보다 더 많은 거 같다. 웃음 요가는 기존 요가와 달리 완전 스페셜이었다. 학생들에게 받는 수업료도 기존 수업보다 더 비싸고, 없다던 시간을 만들어 런치 브레이크(Lunch Break)인 12시-1시에 요가 수업을 만들어 내서 지금까지 그 수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내 수업을 들어오고 나가고 했지만 그중에서 7명은 완전 오리지널 멤버들이다. 시작 때부터 지금까지 5년 동안 별 일이 없는 한 수업에 빠지지 않고 오는 학생들인데 때로는 언니 같고 이모 같고 엄마 같은 사람들이다. 처음에 나타났을 때는 얼굴에 "나는 우울해"라고 쓰여 있는 것처럼 얼굴이 너무 경직되어 있어서 무섭기까지 했던 사람들이었지만 이제는 서로 보기만 해도 웃고 수업시간에도 어찌나 소녀들처럼 갈깔 대고 표정이 밝은 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건강해지고 맘도 튼튼해졌다. 또 새로운 학생이 오면 "리다 수업에 오게돼서 당신은 행운이야"라면서 선생을 치켜세워주고 학생들을 반갑게 맞이해줘서 가족같은 분위기의 수업을 하고 있다. 


이 수업에서 학생들과 자주 함께 부르며 율동과 게임으로 이용하는 노래가 유치원에서 배우는 “Row, row, row your boat"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리리리자로 끝나는 말은"이라는 동요로 끝말이나 시작되는 말로 가사가 바뀌어서 불리어지고 있는 동요인데 아주 즐거운 멜로디이지만 동요치고는 참 심오한 인생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한 구절 한 구절을 음미하며 부르곤 한다. 이 노래는 1850년대에 미국 코미디 쇼에서 불려지기 시작하다가 1881년에 지금의 운율로 녹음되었다 한다.

영어 1절 가사를 보면

“Row, row, row your boat , 저어라 저어라 저어라 보트를, 

gently down the stream, 물살을 따라 부드럽게, 

merrily, merrily, merrily, merrily, 즐겁게, 명랑하게, 유쾌하게, 신나게, 

life is but a dream,” 인생은 꿈같은 것.


그럼, 한 구절씩 의미를 찾아보기로 하자.


첫 구절 "저어라 저어라 저어라 보트를"를 보면 우리 각자의 인생이 보트라 했을 때 "저어라"를 한 번, 두 번이 아니라 세 번이나 말하며 강조를 하고 있다. 내 인생을 내가 원하는 대로 살고 싶거든 열심히 노를 쉬지 말고 꾸준하게 그리고 반복적으로 저으라고 말한다. 왜냐면 우리가 노 젓기를 멈췄을 때 배도 멈출 것이기 때문에... 그리고 남의 배가 아닌 내 배를 저으라고 한다. 괜히 다른 사람 배를 젓느라 내 배가 멈추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말라는 뜻일 게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 자신의 독특한 색깔과 모양의 배를 가지고 있는데, 어떤 배는 매우 빨라서(Speed - boats) 우리 옆을 휘리릭~~ 지나쳐 가기도 하지만 주변의 아름다운 경치나 기괴한 형상의 암석들을 보지 못하고 지나칠 수 있다. 또 어떤 배는 너무 느려 어디를 가고 있는지조차 알 수가 없고 또 어떤 배는 종이로 만들어져서 곧 가라앉을 위험에 처해 있기도 하고 또 어떤 배는 강어귀의 돌에 걸려 있는데 본인이 걸려있는 사실조차 모르고 강물이 더 이상 흐르지 않는다고 믿고 가기를 포기하는 상황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 우리는 도움을 요청하고 도움을 받지만 결국은 위험의 요소를 제거하고 배를 고쳐서 다시 목적지로 방향을 바꿔 가야 하는 것은 우리 자신의 몫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므로  자, 이제부터 내 배가 어떤 상황인지를 점검해보고 내 옆을 휘리릭~~ 바람소리를 내며 지나가는 배를 부러워하지 말고, 잠시 후 강가에 아름다운 경치가 나타나기를 기대하며 그저 내 목표를 향해 계속 배를 저어가 보자.


두 번째 구절 "물살을 따라 부드럽게"는 물살을 거스르지 말고 물살을 따라 부드럽게 가라고, 즉 과거에 집착하지 말고 거꾸로 가려고도 하지 말고 그저 앞으로 가라고 한다. 즉 시대나 상황의 흐름을 읽고 밝은 미래를 상상하며 그 흐름을 따라 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며, 쉽게 목적지에 도달하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세 번째 구절 "즐겁게, 명랑하게, 유쾌하게 신나게"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즐거움을 잃지 말라고 한다. 내가 매 수업마다 하는 말이 있다. "우리가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다 보면 행복해지는 것이다."(We don't laugh because we're happy, we're happy because we laugh.) 우리가 성공하면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사람들이 성공을 한다.(Not always will success fetch you happiness, but if you are happy, then you will have better chances of being successful.)

지금 힘들고 어려운가? 그럼, 지금부터 자신에게 가장 흥미로운 것(Excitement), 즐거운 것을 찾아 시간을 보내보자. 운동, 요가, 댄스, 글쓰기, 그림 그리기, 악기, 독서, 요리, 바느질, 새로운 취미 만들기 등등... 그 시간들에 몰입하고 계속 스킬을 익혀가다 보면 힘들고 어려운 시간들을 잘 넘길 수 있고 새로운 것을 시작할 수 있는 에너지를 얻게 될 것이다. 즉, 차가 나아가기 위해 기름을 넣는 시간이 필요하고 이 시간을 최대한 즐기라는 것이다. 이 시간들이 결국 질 높은 시간들이(Quality time)이었다는 것은 머지않아 곧 증명될 것이다. 자신에게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은 인생을 신나게 사는 또 하나의 좋은 방법이다. 

 

 네 번째 구절 "인생은 꿈같은 것"이라 했다. 내 배가 암초에 걸려 꼼짝달싹 못하고 있다든가, 엔진이 고장 났다든가 해서 인생이 너무 험난하여 자포자기 심정으로 "인생은 하룻밤 달콤했던 꿈과 같은 거야"라고 부정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좀 더 긍정적인 측면에서 생각해 보는 게 좋을 거 같다. 꿈(Dream)은 작은 상상에서부터 시작되고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장애물은 피해갈 수 없는 필수 요소이다. 그러므로 자신의 아름다운 미래를 늘 머릿속에 그리고 상상하며 그것을 이뤄가는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장애물에 대한 조사를 미리 철저히 한다면 큰 어려움 없이 목적지에 도착하리라 생각한다.


그럼, 우리 각자 배의 목적지는 어디일까? 그렇다. 그 목적지를 알고 목적지에 도달하는 게 어쩌면 우리 삶의 목표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는 분명 자신이 세상에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태어났을 것이란 생각을 하고 있지만 때로 그것이 뭔지를 모르기에 답답함을 느끼고 알고 싶어 한다.  설령 우리가 일생에 이루고자 하는 특별한 삶의 목표를 설정했다 하더라도 목표에 도달하는 결과를 경험할 수 없는 것은 우리가 아직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즉 우리가 준비되었을 때만이 삶의 목표가 드러나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에서 우리가 내 삶의 목표를 발견하게 되는 시점이 어떤 사람에게는 빨리 오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아주 늦게 나타나기도 한다. 


우리는 생각하고 의도한 대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인생에서 경험하는 모든 것, 모든 상황에는 이유가 있고 목적이 있다. 그러나 많은 경우 그 목적이 숨겨져 있고, 우리 삶에서 일어나는 일들과 환경, 만나는 사람들에는 각자 목적과 가치가 있지만 때때로 우리는 모른 채 살아가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하는 모든 경험들은 우리 삶에서 드러날 목표를 준비하는 것이고 마침내 우리 정신, 영혼의 목표(Soul Purpose)를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러므로 우리가 경험하는 아픔(Pain)과 고통에도 삶의 큰 목적이 숨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삶의 목표는 우리가 살아가는데 외적으로 보이는 목표(Outer Purpose)와 내적으로 추구하는 목표(Inner Mission)의 두 가지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예를 들면 어떤 사람들은 대통령, CEO, 연예인, 교수, 스포츠 선수, 의사, 변호사, 종교인, 정신적 지도자(Spiritual leader) 등의 특별한 직업군을 삶의 목표로 설정할 수 있다. 이것을 외적 목표라 말한다면 어떤 사람들은 내적 목표인 마음 치유를 배우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힘을 행사하기, 공평하게 살기, 행복 나누기, 깨달음을 얻기 등을 삶의 목표로 설정할 수도 있다. 즉, 바깥으로 보이는 외적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마침내 이루었음에 만족하고 인생을 보낼 수도 있고, 우리 영혼(Soul)의 끝없는 진화, 발전과정인 내적 목표를 우리 삶의 궁극적인 목표로 설정하고 계속 공부하고 노력하고 특별한 사람들을 만나러 다니면서 수행을 해 나갈 수도 있다. 이러한 내적 목표는 우리가 얼마나 소유하느냐(Property), 얼마나 지식을 많이 가지느냐(knowledge), 얼마나 높은 명예, 표창을 받았는가(accolades) 와는 상반되는 개념이다.  


내가 진정 누군가의 삶을 변화시키고 영향력을 미치며 다른 사람의 행복한 삶을 위해 헌신하고 돕고자 한다면 기억하라! 자신의 내적 성장이 (Inner Growth, Evolution of the Soul)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말해 우선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Learn how to love yourself)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미래 내 삶의 목표를 이뤄나가는 과정인 지금 현재(Here and Now) 이 순간에 집중하고 즐기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늘 깨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정신과 마음이 계속 진화(Evolve)할 수 있도록 사랑하고(Love), 배우고(Learn), 성장하고(Grow), 경험을 확대(Expand)해 가면서 살아가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당신이 믿는 하느님(하나님), 부처, 알라 혹은 신성한 우주가 이미 설정해 놓은 당신의 내적 목표, 즉 영혼, 정신의 목표를 찾아내고 마침내 그곳에 도달하여 끝없는 축복과 평화를 느끼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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