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름
밖으로 나갈 때마다 전쟁이다.
소지품을 챙기고 외출복을 입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여름이의 행동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계속 나를 따라다니며 끙끙 앓는 소리를 낸다. 그럴 때면 ' 아 나가기 힘들겠다.' 하는 생각이 절로든다.
이전에는 외출할 때 그다지 힘들지 않았다. 여름이에게 '엄마 금방 다녀올게' 하고 잘 이야기를 하고 나가면 '알겠어 엄마 그 대신 빨리 와'
라고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의젓하게 잘 기다리곤 했는데, 이사 온 뒤로는 어디 나가기라도 하면 잽싸게 먼저 문을 박차고 나가려고 하는 통에
나가기도 힘들뿐더러 여름이를 떼어놓고 나가는 순간부터 걱정이 돼서 외출을 해도 영 마음이 복잡하기만 했다.
이사 오고 나서 처음으로 오빠와 나 둘 다 집을 비운 날 네 시간 정도의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다. 현관문을 닫자마자 여름이는 가지 말라며
문을 손톱으로 벅벅 긁고 엄청난 소리로 짖어댔다. 꼭' 어디 가느냐고 나도 데리고 가라고' 이야기하는 것만 같았다. 몇 시간 후 집에 돌아와서 여름이의 모습을 보고는
너무 마음이 아팠다. 문 앞에 있던 여름이의 얼굴은 침 범벅이었고, 나를 기다리던 문 앞의 자리에는 방금 물이라도 쏟은 것처럼 침으로 흥건했다.
문에 몸을 박기라도 했는지 문의 유리 부분에 조그만 금이 가있었고 여름이는 왜 이제 왔냐며 서럽게 짖었다.
그날은 여름이를 한참 안고 '미안해.. 미안해'라는 말을 계속했었다.
다행히도 이사 온 지 넉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은 전처럼 별문제 없이 외출을 하지만 이사 오고 나서 처음 외출했던 그날은 아직도 미안한 마음뿐이다.
' 여름아 그날 미안했어 그리고 항상 기다려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