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참아 금방 끝날 거야.

나의 여름

by 여름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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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레이를 한번 찍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여름이가 벨트를 기분 좋게 씹어먹은 날 아무래도 조각 일부가 보이지 않아 그날 저녁 동물병원으로 가보았다.

선생님께서 걱정이 되면 엑스레이를 찍어보는 게 좋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없어진 벨트 조각이라는 게 꽤 큰 크기라 찍기로 하고 여름이를 처치실 안쪽으로 데리고 갔다. 여름이가 제법 큰 개라서 혹시 발버둥 치면 같이 잡아줄 요량으로 오빠와 나도 같이 들어갔다.

넥카라 라고 하는 깔때기같이 생긴 것을 목에 채울 때부터 슬슬 싫은 내색은 하던 여름이는 엑스레이 실에 들어가자마자 '이걸 찍을 수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강력하게 발버둥 치기 시작했다. 입에서는 침이 줄줄 흘렀고 힘은 어찌나 센지 양쪽에서 두 명이 잡고 있는데도 '여기서 배를 보일 수는 없어'

라고 절규하듯이 발버둥을 쳐댔다. 얼마나 힘을 줬던 지 엑스레이 대에서 똥까지 싸는 바람에 처치실은 여름이 똥 냄새가 진동하기도 했다.

그 모습을 보니 괜히 찍기로 한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다행히도 사진상으로는 크게 이상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날 저녁 여름이 악몽을 꾸듯이 한참 낑낑거리면서 잠을 잤다.


'여름아 그러니까 아무거나 먹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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