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름
한 달에 두어 번 치킨을 먹는 날이면 집에서는 한바탕 신경전이 일어난다.
여름이가 어릴 적에만 해도 아직 닭 맛을 몰라서 그런지. 낮은 밥상 위에 치킨을 놓고 먹어도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는데,
지금은 닭 맛이 어떤지 알기도 하고 또 엄마 아빠가 먹는 밥상 위에는 맛있는 게 있다는 인식이 생겨서인지
전과는 달리 코를 킁킁거리면서 저돌적으로 머리를 들이댄다. 그럴 때면은 우선을 여름이 몸을 두 손으로 밀어서 멀리 떨어뜨려놓는데
그건 임시방편일 뿐이고 어느새 여름이는 다시 밥상머리에서 코 평수를 최대한으로 늘리고 킁킁거리며 치킨 위 허공에서 혀를 날름날름 한다.
얼마나 먹고 싶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도, 소금 양념이 아주 제대로 배어있는 치킨은 주면 안 되니까
여기저기서 틈만 보이면 비집고 들어오는 여름이를 온몸으로 막는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 쌓여가는 치킨 뼈와 한 마리의 치킨을 약간은 경쟁하듯이 먹는 오빠와 나를 보면서
정말 나만 먹으려고 욕심 부리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 그래도 여름아 이건 안돼 나중에 삶아서 줄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