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마르다고 물을 달란 사람은 안 돼.
날이 덥다고 짧은 옷을 입는 사람은 안 돼.
비가 온다고 우산을 찾는 사람은 안 돼.
다리가 아프다고 의자에 앉는 사람은 안 돼.
엎어졌다고 일으켜 달란 사람은 안 돼.
그런 사람은 반대의 상황이 오면 날 찾지 않거든.
순간순간 반응하는 사람은
달아나는 것도 그럴 거 같아.
지름길 반응 이란 게 있어.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충동적으로 쉽고 빠르게 선택하면
옳은 결정을 하기 힘들대.
조심조심 무거운 한 걸음은
내가 정답이었으면 하는 바람인지도 몰라.
파도가 밀려와도 재빠르게 발을 빼지 않는 사람.
쓴 약을 마시고 사탕을 찾지 않는 사람.
미련하고 은근해도 방향을 바꾸지 않는 사람.
눈에 잘 띄지 않아도 그늘에서 이끼처럼 머무는 사람.
외롭다고 손을 내밀지 않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을 기다려.
나에게로 오는 길이 어려웠으면
주저하고 망설였으면
나는 그 모양마저 예쁘다 할 거야.
당장에 너를 찾지 않는다고 간절함을 의심하진 마.
쏜살같이 달려온다고 너를 더 사랑하는 건 아니니까.
그런 사람을 기다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