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아픈 사랑은 100-28

#책과강연#백백글쓰기#14기#너무아픈

by 향기로운 민정

어느 시인은 그랬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으면 좋겠다' 했는데, 너무 아픈 사랑이 참 많은 것 같다. 살면서 가슴에 남겨진 사랑 하나쯤 추억으로 남겨두는 것도 좋을 것도 같다고 생각했다. 참 많은 사람들이 그런 사랑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싶다. 가슴에 남겨진 사랑은, 환희보다 한겨울 찬 바람처럼 시리고, 시리고, 시린 가슴만 남겨지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10여 년을 한 여자만 바라보고 그녀만 가슴에 품었던 남자는. 그 여자가 다른 남자를 보고 이유 없이 설레고 끌린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남자는 가슴이 갈기갈기 찢김을 감내해야 한다. 그녀의 행복을 위해 홀로 마음을 접어야 하는 그 마음은 어떨까? 서로를 끌어당기는 알 수 없는 에너지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고, 운명적인 사랑일까? 홀로 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닐까? 운명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 남자가 홀로 그녀를 사랑하는 것은 운명이 아닐까? 그 사랑도 인연이고 운명이라면, 인연도, 사랑도, 긍정만 있는 것은 아닌가 보다. 10여 년을 사는 동안, 늪에 빠져서 허우적 일 때마다 구해주었다. 마음이 힘겹고 외롭다고 느낄 때마다 항상 옆을 지켜 주던 남자, 언제나 편이 되어주던 남자. 그 남자에게는 설레지 않다. 도리와 의리뿐이다. 사람의 도리로써 그 남자를 배신할 수 없다. 그 남자 마음을 받아주려고 애쓴다. 의리로 그 남자 옆에 있어주려고 노력이라는 것도 해본다. 도리로 함께 하려고 나름 발버둥 쳤지만, 가슴 한편이 허전하다. 의리와 사랑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결국, 마음을 따라가는 여자. 자신에게 사랑이 없음을 육감적으로 깨달은 남자는, 보내야 하는 용기가 필요하다. 사랑 앞에서 옳고, 그름도, 잘, 잘못도 없다고 한다, 양쪽을 지켜보는 3자의 마음도 쓰라리다. 죽도록 사랑하지만 그녀의 행복을 위해, 사랑하는 여자를 보내주는 남자의 마음은 어떨까? 그 남자를 두고 마음이 흐르는 다른 남자에게로 가는 여자는, 정녕 행복한 일생일까? 행복에 겨워서 잊고 잘 살아갈까? 10여 년을 편이 되어주고, 나무처럼 든든하게 지켜주던 남자에게는 고마운 마음만 남겨두고 살아가겠지. 그 누구보다 사랑했지만 보내줘야 하는 남자의 마음, 그 상처가 얼마나 깊을지 가늠할 수는 없다. 일생에서 죽도록 사랑했던 사랑의 흔적에 사랑은 넌더리가 난다고 치부해 버린다. 지긋지긋해서 두 번은 안 하고 싶은 사랑이라고 한다. 사랑은 사랑으로 극복한다는데 그 남자에게는 상처투성이뿐이다. 다시는 사랑이라는 것은 없다고 한다. 마음의 문을 굳게 닫아버린 남자의 눈빛에 애틋한 그리움이 묻어난다. 가슴에 간직하는 사랑은 너무 아픈듯하다. 아무나 간직하는 건 아닌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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