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아들이 통닭이 먹고 싶다며
퇴근길에 사 오라고 전화가 온다
하지만
부장이 오늘 번개 할 사람?!
카톡이 온다.
나만 빼고 팀원 전원이
넵!
알겠습니다.
좋습니다
답장을 남긴다
아내에게 사정을 이야기하자
" 여보 그런데 무조건 가는 거야
당신은 좀 어울려야 해"라는 답변이 들어온다.
이해를 해주는 아내가 고맙다는 생각보단
이제 아내마저도
내가 직장의 노예가 되길 원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든다.
회식 자리
부장이 폭탄주를 타고
한 사람씩 건배주를 외치며 원샷을 한다.
오늘따라
몸에 술을 들이 붙는 느낌이라
매우 거북했다.
좋아하는 일만 하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알고 있다 그런 삶은 없다는 것을
직장은 개인이 아닌 팀이 일을 이루어가는 곳
술자리를 통해 그동안 나누지 못한 이야기
가족사를 이야기하며 가까워진다.
나에게 묻는다
회사에 남을 건가?
떠날 것인가?
" 그나마 남는 게 편할 거 같아"
"그럼 악착같이 해라"
나와의 대화에서
나온 대답에 나 스스로가 놀랬다
내가 회사에서 성장 아니
더 오래 다니려면
더 많은 사람들을 포용하고
일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하지만 난 비흡연자인 데다
술까지 마시지 않으니
업무상 일 외에는 사람들 간의 교류가 적다 보니
주변의 미칠 수 있는 영향력이 적었다
그 결과
진급도 밀렸고
핵심 부서가 아닌 지방 근무도 했다.
내가 운동과 독서를 습관으로 만들였듯이
"회식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습관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난 바로 나에게 회식력이란 무엇인가라고
문장을 만들었다.
회식력 : 술자리를 즐기고 동료들과 퇴근 후 화합을 다져
팀 생산성으로 이끌 수 있는 능력
난 회식력을 키우기로 했다.
그리고 회식력의 3가지 근력을 정의했다.
1. 대화력
신문을 통해 다양한 화제에 대한 내용을 습득하여 어떤 이야기가
나와도 대화를 이끌 수 있는 상식과 상대방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대화를 이어지게 하는
공감능력
2. 노래력
노래방에서 신나게 분위기를 돋우며 놀 수 있는 실력
3. 숙취력
술을 마셔도 거뜬하게 버틸 수 있는 숙취 해소 능력
이를 위해 회식 당일 평소 먹지 않는 아침도 든든하게 먹고
점심도 충분히 회식 두 시간 전 바나나 2개를 섭취
회식력을 단련하자
근사하게 소맥을 말아서 동료들에게 전해주며
분위기도 띄우고
신나게 노래를 부르니
어려워하던 후배들이 자주 대화를 걸어줬다.
물론 윗분들에게 승인이 어려운 보고서 통과도 이전보다
수월히 통과되었다.
그리고 회식력을 키우고 이를 스스로 단련하자
회식이 조금은 기다려졌고
나날이 내가 세운 기준에서 더 성장하는 나를 봤다
의도된 연습을 통해
회식을 좋아하는 나를 만나가는 건
새로운 발견이었다.
그토록 회식을 증오하던 내가
회식 때 음식과 술을 음미하고
신나게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나를 만나다니
이를 통해 깨달은 건
지금 나에게 닥친 힘든 일은
막연한 두려움과
그 일을 즐길 수 있는 정신과 기술이 없어서이다.
일을 매우 잘하면서 회사 선배를 무시하는 후배가 밑으로 들어왔다.
조그만 실수도 쥐 잡듯이 잡는 후배 놈 때문에
회사 생활이 괴로워질 때쯤
"회식력"을 떠올리며
이를 어떻게 즐길지 고민했다.
그 후배를 관찰했다.
그는 자신의 의견과 반대되는 모든 이를 적으로 간주하고
자신의 냉철함으로 잘못을 지적하고
우위에 서려는 본능이 있었다.
그를 공부하자
그가 보였다.
일단 그 앞에서 실수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
작은 실수를 하는 건 빌미를 잡히는 것
내 일에서 완벽해지기로 했다.
그리고 그가 전화를 끊고 화를 냈다
" 내 말 이 어렵나 아이고 답답해 "
그러자 난 덩달아
" 그래 그 사람도 참 저번에도 똑같이 그러더니 말이야 "
라고 대꾸하자
입가에 미소를 보였다.
그 뒤로는 그가 나를 공격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힘들던 그와의 관계는
공부로 즐거워지기 시작했다.
덕분에 난 회사에서 내 일을 더 꼼꼼하게 하게 되었고
까다로운 후배랑도 잘 지내는
상사 이미지도 가지게 되었다.
새로운 자신을 만나고 싶은가?
여행
새로운 사람
독서
여러 가지가 답이 될 수 있지만
난 그 답이 "힘든 일"에 있다고 본다
힘든 일 속에서
훈련거리를 찾아보자
그리고 그 힘든 일 속에 자처해서 들어가 보자
힘든 일을 극복하는 새로운 나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